▲시니어클럽 교차로 근무자가 깃발을 들고 있음시니어 클럽 회원이 조끼와 모자를 쓰고, 노란 깃발을 들어 등교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는 모습.
안태식
그렇게 시작된 이 일을 하는 날에는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바쁘다. 다른 날보다 한 시간 먼저 일어나야 하므로 알람을 새벽 6시에 맞추고 일어나곤 한다.
나는 세수도 빨리하고 안경도 얼른 씻고 나서, 아내가 준비하는 아침 준비를 거든다. 냉장고에서 반찬을 내고 숟가락 등을 놓는다. 아내는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지만 조리대 앞에서 늘 바쁘다. 아내는 손과 팔의 통증 때문에, 예전엔 잘하던 일도 마치 처음 하는 일처럼 서투르다.
6시 30분경 식사가 끝나고 출근 준비를 하는데, 생수를 준비하고 배낭 내용물 등을 확인하다 보면 7시 출근 알람이 울린다. 집에서 근무처까지 걸어서 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계획대로라면 7시 30분 근무 시작 시간에 조금 여유가 있다. 전날 바람이 많이 불거나 하면 근무하기 전에 주변 청소나 정리 정돈 등을 하기 위해 6시 50분 정도에서 출발한다.
근무지에 도착하면 나는 시니어 클럽에서 지급된 모자를 쓰고 조끼를 입고, '정지' 등이 쓰인 노랗고 큰 깃발을 준비한다. 차가 오면 깃발을 들고 학생들이 건너도록 한다.
한 마디로,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교하는 것을 돕는 게 나의 하는 일이다. 이 곳은 차가 다니지만 사람을 위한 신호등은 없는 곳이기에, 아침에 학교로 학생들이 걸어오거나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경우 깃발을 먼저 들어 차량이 멈추도록 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쉬워 보일 수 있겠지만, 일하면서 어려운 점도 당연히 있다.
빵빵 경적 울리거나 짜증내는 차량... 그럼에도 버티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