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0. 부산 남구 우암동에서
정남준(비주류사진관)
지난 20일 부산 남구 우암동 꼭대기 작은 점방 달상회를 지나 이어진 좁은 골목을 찾았다. 과거 이곳에서 사진기록 작업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어르신 중 작년에 돌아가신 어르신을 생각하면 마음이 여전히 아리다는 어르신을 만났다. 내 등을 연신 쓰다듬는 마른 손의 어르신.
넉넉하게 해드린 것이 없어 더 서운해 하시는 어르신의 모습, 돌아가신 어르신과 사십여 년을 함께 머물렀던 이곳, 집은 상품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품은 사랑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부와 당부, 서로의 희망이 함께하는 사진길이었으면 참 좋겠다. 내가 사진을 하는 이유다.
집
- 신경현(노동자 시인)
슬픔은
파도 파도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법
운동화 한 켤레 땅속에 묻혀 말한다
맵고 매운 세상을
등에 짊어지고 떠나간 사람들
남은 사람들도 세상이 맵긴 마찬가지
썩썩 비벼 함께 먹던 골목길의 밥이 있던
끄덕 끄덕
잘 가라 내일 보자 헤어지던
언덕빼기 끝에 이별도
자연스레 자리 잡고 앉아 있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