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
명태균 페이스북 갈무리
<경향신문>은 28일 "2022년 5월 9일 김 전 의원과 김 전 의원 전직 보좌진 강혜경씨의 녹취록"을 보도하며, 회계 책임자 강혜경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무슨 축하 그런 소리 하지 마. 아직 모른다고 해야 돼"라고 대화한 내용을 전했다. 당시 공천 결과 발표일은 5월 10일이었는데, 하루 전에 미리 공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김 전 의원은 "가능한 한 주변 사람한테 알리지 마라. 공천이라는 게 방망이(의사봉) 치기 1~2분 전에도 쪽지가 들어와서 뒤집히는 수가 있다"라며 "지금부터 전화 오는 사람들은 다 첩자라고 생각하라"라고도 말했다.
<한겨레21>은 명태균씨와 강혜경씨가 이보다 앞선 5월 2일에 통화한 내용을 보도했다. 명태균씨는 "오늘 (김건희)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 내보고 고맙다고"라며 "자기 선물이래"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알면은 난리, 뒤집어진다"라고 강혜경씨에게 당부했다. 공천 발표 8일 전에, 김건희 여사가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읽히는 대화가 있었던 셈이다.
이미 명씨는 당시 다른 인사의 공천을 밀었던 '윤핵관'과의 '파워 게임'에서 본인이 승리한 것처럼 이야기했던 게 확인되어 그 실체를 두고 논란이 일은 바 있다. 명씨는 5월 9일, 다른 사람과의 통화에서 "사모(김건희)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라며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 그래서 윤상현이, 끝났어"라고 말한 바 있다.
윤상현 "'내가 한 거다' 자기선전... 이준석, 공천 개입한 적 없다"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은 29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공관위에 보통 공관위원들이 10명이 넘는다. 또 당직자들도 이렇게 들어온다"라며 "그래서 공관위 세부 결정을 하기 전에 흐름을 거의 다 알게 된다"라고 해명했다. 명태균씨나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 사실을 미리 파악한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투이다.
윤 의원은 "보통 공천이 있기 전에는 대강의 내부 흐름을 알게 된다"라며 "공관위원들한테 수많은 사람이 전화한다. 전화를 해서 '누구 도와 달라', '뭐 어떻다' 하면 분위기를 안다"라고 이야기했다. "공천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명한테 도와 달라고 한다"라며 "그걸 도와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공관위원들한테 전화도 하고 그러다가, 그게 A라는 사람인데, A라는 사람이 되는 분위기로 흘러가면 '이거 내가 한 거다' 이렇게 소위 말해서 자기선전을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즉, 공천에 실제 영향을 끼치지 않은 인사도, 해당 공천이 본인의 공이라는 식으로 자랑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명태균씨 역시 공천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고, 역할이 없었음에도 공천 결과를 미리 파악해 본인이 만든 것처럼 홍보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영선 전 의원이 당시 지역구에 들인 노력과 경쟁력을 언급하며, 해당 전략공천이 타당한 공천이었음도 호소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거리를 뒀다. 윤 의원은 "이준석 의원 같은 경우 그때 당대표셨다. 당대표인데 원외였다"라며 "원래 이준석 당대표 스타일이 '그걸 어쩌라어쩌라' 개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준석 대표는 '형님이 알아서 하십시오' 이런 스타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당시 공천에 '개입한 적이 없다'라는 이야기였다.
"명태균이 연락했는지 기억 없다... 인요한이 '명이 찾아왔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