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벅쇠, 동방대장과 서방대장순조 32년(1832)에 만들어진 연도를 알 수 있는 장승(벅수)이다. 영광에서는 벅쇠라 부르고 있다.
이병록
동쪽 벅쇠는 동그란 꼴 머리에 수건을 쓰고 있으며, '동방대장' 중 '대장' 글자는 땅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서방대장'은 머리 위가 세모꼴로 위가 좁고 아래는 사다리꼴 모양이며, 서방대장 글씨가 다 보인다. 동방과 서방을 바라봐야 하니, 두 벅쇠가 등을 지고 있는 특이한 형태다.
영광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가마미해수욕장은 영광 5경이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최초로 해수욕장을 경험했고, 두 번 왔던 곳이라서다. 어릴 때 봐서인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억과 다르게 커서 가보니 조그마하며 아기자기하고, 많은 소나무와 경사가 완만한 해변은 기억 그대로다.
많은 관광지가 현대식 숙박시설로 상전벽해가 되었는데, 여기는 발전소 옆이라서 그런지, 고급 호텔과 모텔은 보이지 않고 모두 민박 시설이다. 성수기가 지난 9월이라 문을 연 식당이 없지만, 옛 추억을 되살려 하룻밤을 잔다. 다음 날 버스를 타는데, 도회지 버스처럼 그냥 정류장을 지나쳐버리거나, 기사가 어르신께 큰소리를 치기도 하는 대중교통 모습이 보여 영광에서 옥에 티다.
영광 9경은 천연염전인데, 염전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주변에 수많은 풍력 발전기가 돌고 있다. 태양광발전소도 많이 있는데, 해(태양)를 소금 만드는 것에서 전기 만드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많은 풍력 발전기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곳은 처음 본다. 영광 9경을 '염전과 풍력 발전기'로 바꿔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