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대표단 단장인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오른쪽)이 10월 28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 도착한 모습. 대표단은 이날 나토 북대서양이사회(NAC) 회의에 참석해 북한 파병 정보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왼쪽은 유정현 주나토(벨기에·EU 겸임) 대사.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파병되었다는 소식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무엇보다 우선 논란이 된 것은 과연 이 파병설의 사실 여부다. 이미 전투에 투입되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설부터 완벽한 조작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러시아에 들어가 있는 북의 건설 노동자를 군인으로 둔갑시켰다거나 돈을 벌기 위한 용병이라는 설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의견과 의심이 쏟아지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모든 주장의 첫 근원지가 우크라이나 정보총국과 국정원이기 때문이다. 영상과 음성녹음 그리고 각종 사진과 문서 자료가 너무 조잡하고 조작의 냄새까지 물씬 풍겨 도저히 신뢰할 수 없게 만들었다.
둘째, 당사국인 러시아와 북한이 직접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23일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조선인민군 파병 보도는 허위 과장 보도'라고 한 것이 유일한 직접적인 언급이다. 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조선인민군을 파병하고 있다는 보도와 주장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파병은 주권 국가의 무척 중요한 정치군사적 결단이니만큼 비밀리에 할 수 있는 성격의 행동이 아니다(물론 먼저 파병하고 뒤에 인정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셋째, 푸틴의 10월 24일 발언에 대한 해석 때문이다. 그는 브릭스 정상회담 기자회견 석상에서 북 파병 관련 미국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러시아 공식 입장을 최종 확인했다. 국내의 언론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이 모두 사실상 시인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필자는 그렇게 보기 어려웠다. 정확한 그의 말은 조-러 조약의 핵심 조항인 '상대가 외부의 침략을 받으면 지원한다'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그 논의를 시작할 것이며 그 결론 역시 자주적으로 할 것이라는 원론적 대답이었다.
아무튼 현재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고 확인할 수도 없는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전쟁에서 일어나는 일을 누가 어떻게 정확하게 알 수 있겠는가? 전쟁터엔 얼마나 많은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데.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지금 궁지에 몰려 있다. 사실 미국과 나토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눈앞에 다가온 패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그가 무엇을 못 하겠는가? 한국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끌어들이는데 북 파병설처럼 좋은 이슈가 어디 있겠는가?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확대하고 나아가 미국의 직접 개입을 끌어내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이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윤 정부는 젤렌스키만큼 위기에 빠져 있다. 경제는 갈수록 엉망이 되어가고 부인의 국정농단으로 민심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때 북의 러시아 파병설은 위기를 벗어날 복음으로 들릴 것이다. 그래서 앞장서 이것을 키우고 국정원을 앞세워 말도 안 되는 정보를 흘리고 나아가 살상무기 지원과 한국군 파병을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오보와 조작으로만 보는 건 타당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