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재(65)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윤성효
이태재 회장은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어제 오후 3시경 받았다. 영광이다"라며 "우리 정부나 관련 공공기관 차원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라고 했다.
이 회장은 "흔히 원폭 피해자는 일본인만 있는 줄 알고 있는데, 그 피해자 1/10 이상이 한국인이다. 이같은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런 사실을 일본 피단협도 잘 알기에 이번 시상식에 한국인 2명을 초청한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한국인 생존자 1662명이 협회에, 후손 3100여명이 후손회에 등록이 되어 있다. 이번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이런 사실을 알리면서 더 이상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에 핵전쟁으로 인한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로 만들 것이다.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핵 보유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이 아직 가입하지 않았고, 핵우산에 있는 일본과 한국도 가입하지 않아 이번 기회에 모두가 가입하도록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핵을 만들거나 사용, 이동하는 행위는 위법이다."
이 회장은 "정원술 회장을 비롯해 일본 참가자들도 거의 고령이다. 어르신들을 도와 시상식에 참여할 것 같다"라며 "무엇보다 정 회장이나 일본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정리해서 알리고, 여러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역할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는 핵실험이라든지, 핵발전소(원전), 핵물질 등으로 인한 피해자가 많다. 이들과 연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내년이 원폭투하 80년이 되는 해인데, 이를 계기로 핵(무기) 철폐 운동을 세계에 대대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다."
미국에 대해 이 회장은 "원폭투하로 인한 피해자는 있는데 아직 가해자가 없는 셈이 되고 있다. 미국이 인정도, 사과도,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가해자의 사과도 받아내야 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일본에 대해 그는 "전범국가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우리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면서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강제노역, 징용으로 끌려가고, 식민지에서 이중삼중 고통을 겪었다"라며 "해방이 되어 귀국했던 사람들은 계속 피해를 입었고, 2세와 3세로 대를 이어 고통이다. 그런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라고 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쉬쉬 한다. 원폭 피해자 지원과 관련한 특별법이 2016년에 제정되면서 1세대만 해당이 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1세대들이 돌아가시면서 합천에 있는 원폭피해자복지회관도 텅텅 비어 간다. 2세, 3세도 피해자로 하는 특별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우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부터 해야 할 것이다."
이 회장은 "요즘 한반도가 전쟁위기라 걱정이다. 더군다나 핵 사용은 절대 안된다. 핵은 지구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이고, 사용을 한다면 인류 공멸이다"라며 "세계가 이번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으로 핵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고, 당시 발생한 피폭자는 약 74만명, 한국인 피폭자는 10만여명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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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해 '한국인 피해' 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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