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26만명 식수원 옆에 준설토? 주민 '개무시'하냐"

창원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수질 악화 우려, 창원시는 책임지고 부지 승인 취소하라"

등록 2024.11.20 12:59수정 2024.11.20 12:59
0
원고료로 응원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20일 창원시청 앞 기자회견.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20일 창원시청 앞 기자회견.윤성효

"26만 식수원 옆에 김해 화포천 준설토 반입. 불안해서 못 살겠다. 창원시가 책임지고 부지 승인 취소하라."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위원장 김정태)가 20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외쳤다. 이들은 대산면 정수장 옆 비축토 부지승인 취소를 요구하며 주민들로부터 받은 1545명의 서명부를 창원시에 전달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김해 화포천 정비 과정에서 나온 준설토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갈전리 폐천 부지에 홍수해 예방을 위해 비축해 놓는다는 계획이다.

낙동강환경청은 2022년부터 창원시에 '토지 무상 사용 허가' 협의를 해왔다. 상수도사업소는 2022년 10월 '토사 반입과 공사로 주민불편 민원 해소 대책 수립'을 조건으로 사용허가를 했다.

주민들은 해당 부지가 마을에 연접해 있고 대산정수장에서 150m 지점이며, 강변여과수 취수공 1km 이내에 있다면서 이로 인해 수질 악화와 먼지 발생 등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창원시는 그동안 '주민 민원 해소'를 낙동강환경청에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낙동강환경청은 2023년 8월 '폐천 부지'를 국유 재산과 교환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민들은 계속해서 민원을 제기해왔다. 그러다가 낙동강환경청은 지난 8월 12일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비례대표)와 가진 현안보고에서 "원점에서 주민 동의를 얻어 진행하겠다"고 했고, 홍남표 창원시장은 지난 10월 10일 '주민과 대화'에서 "현장 방문과 내용 파악한 뒤 문제가 있을 시 추진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낙동강환경청은 최근 해당 부지에 대한 문화재 시굴조사를 완료하고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낙동강환경청 "원점에서 주민 동의 얻겠다"고 했는데... "더 이상은 못 참아"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20일 창원시청 앞 기자회견.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20일 창원시청 앞 기자회견.윤성효

이에 주민들이 서명을 받아 창원시청을 찾아 입장을 밝혔다. 김정태 위원장은 "주민들은 우량농지에, 철새 보호, 대산정수장으로 규제에 개발이 제한됐지만, 창원시가 언젠가는 주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주겠지 하고 참고 참았다"라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그런데 이제는 김해 화포천 오염된 준설토를 반입한다고 한다. 땅도 보호하고, 철새도 보호하고, 식수도 보호하는데 왜 주민들의 삶은 보호하지 않는 것이냐"라며 "주민들 몰래 오염된 흙을 반입하고, 창원시 부지가 있어 승인이 필요하니 창원시 부지와 낙동강유역환경청 부지를 맞교환해서 주민의견을 듣지 않으려 하는 일까지 벌였다. 이렇게 주민들을 '개무시'해도 되는 것이냐"라고 했다.

그는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창원시는 대산주민들의 분노를 직시하고 즉각 부지승인을 취소하고, 사랑하는 대산면을 떠나지 않게, 주민들이 살기 좋은 대산면을 만들기 위해 대산면 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주민대책위는 회견문을 통해 "낙동강환경청은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어떠한 진전된 내용을 제출한 바 없으며, 주민설명회를 또다시 개최한다면 그것은 결국 주민의견을 청취했다는 요식행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주민들의 식수 안전과 대산주민들의 걱정, 불안 해소를 위해 창원시가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부지를 취소하고 사업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주민서명운동을 벌였고, 10일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1545명의 주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주민대책위는 "이제는 홍남표 시장이 우리 대산면 주민들을 직접 만나 주민들의 불안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창원시가 승인한 부지를 취소하고 지금까지 진행된 비축토 반입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라. 26만 창원시민의 식수원을 지키고, 우리 주민의 안전한 삶터도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20일 창원시청 앞 기자회견.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20일 창원시청 앞 기자회견.윤성효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20일 창원시청 앞 기자회견.
대산면정수장살리기주민대책위, 20일 창원시청 앞 기자회견.윤성효
#정수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3. 3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4. 4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5. 5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