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가루를 넣고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잘 저어주고 있다.
이혁진
우연히 참가한 보건소 고추장 체험, 남자는 나 혼자
지난달 동네 독산보건지소에 '대사증후군' 검진을 잠시 받으러 갔다가 고추장 만들기 행사 포스터를 보고 신청한 후 지난 5일 참가했다.
보건소가 고추장 체험까지 한다니 처음엔 의아했지만 건강한 식품정보도 제공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고추장 만들기는 기발한 발상이라 생각했다.
이날 보건소 2층 다목적홀에 주민 30명이 모였다. 신청 예약자 전원이 출석했다고 한다. 나만 제외하곤 전부 30~50대 여성과 주부들이다. 짐작컨대 나이도 내가 제일 많았을 것이다.
보건소도 당초 고령자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아 놀랐다는 반응이다.
이는 고령자 못지않게 젊은 세대도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평생 처음 고추장을 만들어 본다는 참가자도 많았다.
김장은 아내를 도와 수십 년 했지만 고추장은 나 또한 처음 실습하는 것이다. 그런데 레시피와 만드는 순서에 대해 설명을 들으니 고추장 만들기는 의외로 간단해 보였다.
체험행사를 지도하는 최 아무개 영양사는 사전에 조청(650g), 소금(150g), 메주가루(125g), 고춧가루(250g), 따뜻한 물(500ml) 등 모든 재료를 정량에 맞춰 준비해 두었다.
참가자들은 이들 재료를 영양사가 지시하는 대로 붓고 섞으면 고추창이 완성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정신을 집중해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조청을 담은 스테인리스 그릇에 보온병의 뜨거운 물을 붓고 갈색의 꿀처럼 생긴 조청이 다 녹도록 저어주었다. 이어 굵은소금을 넣고 알갱이가 남지 않을 때까지 또다시 휘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