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언론의 6일 자 사설을 통해 표정을 살펴보았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국민 눈높이는 특검 수용"이라고 못 박았다. "어설픈 사과나 해명은 국민의 화만 돋울 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종전처럼 '법적으론 문제없다'는 식으로 넘어가려 한다면 국민 마음은 아예 멀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고, <중앙일보>는 "무조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고 용서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동아일보>는 "야당의 특별검사 요구에도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이 아니라 타협이 가능한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언급했다.
언론 기자의 '입'에 쏠린 눈
진보, 보수를 가릴 것 없이 다수의 언론은 이전의 회견과는 달라야 한다고, 이번 회견에 명운이 걸린 거나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회견 성패의 '키'는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언론 기자들이 쥐고 있다. 왜 그런지 세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압박 면접의 주된 목적이 면접 대상자의 흠을 잡는 데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자는 '면접관'으로서 윤 대통령이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집요하게 질문을 던져야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대통령이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4대 개혁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할 경우, 기자는 "성급한 의료 개혁의 결과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국민 다수가 고통받고 있는데 이걸 방치하시겠다는 겁니까? 대안은 있나요?"라고 되물어야 할 것이다. 공세적 꼬리 질문을 얼마나 날카롭게 던지느냐가 관건이다.
둘째, 압박 회견이 빛을 발하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도 필요하지만, 핵심을 비켜가지 않는 정조준 질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께서 명태균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다'라고 말씀하신 녹취가 공개되었는데요. 당시 공천을 지시하거나 압력을 행사하신 게 맞나요?" 이렇게 단도직입으로 따져 물어야 한다.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고 하면 "구체적으로 '예, 아니요'로 답해 주세요"라고 요청해야 한다.
셋째, 언론 기자의 질문하는 능력은 얼마나 철저하게 질문거리를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전에 국정 성적표와 언론 보도 내용을 면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태균씨와의 통화 기록에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내용이 나와 있고, 여당과 대통령실에서는 '당선인 신분이었기에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 이런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대통령께서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을 기소한 사건과 관련하여, 대법원이 '대통령 후보 경선 승리 이후부터 대통령 취임 이전까지 기간을 '대통령이 될 자의 지위'로 보고 사전수뢰후부정처사 혐의에 유죄를 선고한 판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 주십시오" 이런 식으로 명확하게 질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제대로 된 답변' 이끌어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