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홈페이지에 게시된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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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수상이 반가운 것은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우리 중년 세대들에 대한 작은 위로 같아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1970년 광주 태생이다. 부친인 한승원 작가가 1970년 광주 동신중에서 교사로 일할 때 한강 작가가 탄생했다. 물론 오빠나 남동생도 모두 창작의 길을 걷는 작가 집안이기도 하다.
광주에서 태어난 작가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80년 서울 수유동으로 이사하면서 광주를 떠났다. 하지만 그해 광주 민주화운동이 발생했고, 그 시절을 살았던 아이들은 그 무게를 머리나 어깨에 얹을 수밖에 없었다. 대학 졸업 후 <샘터>사 기자로 일하다가, 시와 소설로 등단하면서 작가의 세계에 들어섰다. 작가는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출간했다.
내가 작가 한강을 인지한 것은 비교적 빨랐다. 나는 대학 졸업(1996년 2월) 논문을 '한국 페미니즘 연구'로 썼는데, 당시 활동하던 작가 22명의 작품 세계를 분석한 것이었다. 나는 나랑 동년배인 한강의 작품 '여수의 사랑'을 그 리스트에 넣고, 작품을 소개한 후 이렇게 평했다.
"한강은 최근에 문학과 지성에서 창작집을 발간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작가이다. 그녀의 소설이 주목을 받는 가장 큰 동기 중 하나는 독특한 분위기가 주된 요인이 될 것이다. 신세대 작가 답지 않게 그녀는 70년대 최승자가 보여주는 듯한 삶의 어두운 구석에 대한 몰입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거기에다 [작고 가벼운 우울]에 김우정과의 이런 의식은 문단에서 긍정과 부정적인 평판이 어느 정도 수렴된 뒤에 이제는 문명 사회의 어두운 의식에 관심이 보이면서 긍정적인 평가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한강 또한 신진 작가 이기 때문에 작가론적인 고찰은 어렵다. ..."
당시만 해도 사회문제를 소재로한 작품이 없었지만, 나에게는 그의 여성성을 다룬 소설 만으로도 워낙에 눈에 갔다. 그녀의 작품이 나오면 꾸준히 찾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