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이 지난 19일 교직원들에게 보낸 의료원장 경영서신
연세의료원
해당 서신에 대해 간호사들은 '병원 측이 전공의 집단행동을 사실상 지지하며 타 직종 의료종사자들의 노동 환경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이 내부 구성원들의 비판을 의식하고 사실상 '여론 통제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속 간호사 A씨는 "의료원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그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았는데도 단체로 출근하지 않는 등 규정을 어기고 병원 운영과 타 부서 직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그들을 병원은 도리어 지켜주겠다고 한다. 의료원장이 의사라는 이유로 그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직원들은 스스로 입단속을 잘해야 한다는 의미로 서신 내용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에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과 같이 얘기를 나누고 행동하자고 했지만 대외비 내용이 많다 보니 다들 꺼리는 분위기다. 만약 다른 직종에서 전공의들과 같은 형태로 파업을 한다고 하면 과연 그때도 병원이 직원들을 지켜줄지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의료원장이 아니라 그냥 의사장이다", "이 혼란한 와중에 서신이 오면서 의료원장의 별명이 '이와중'이 됐다"는 전언도 나오고 있다.
진료축소로 간호사들은 '강제휴가'... "안 쓰면 간호조무사 업무로"
게다가 비슷한 시기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들이 담당 병동 관리자로부터 연차휴가 사용을 강요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이들이 상급자에게 구두 혹은 서면으로 전달받은 내용에는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간호조무사 업무를 하게 하거나 다른 병동으로 파견될 수 있다'는 사실상의 통보가 담겼다. 전공의 이탈로 진료와 입원 병동을 축소 운영한 것이 그 이유로 보인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속 간호사 B씨는 "강제 휴가를 쓰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어이가 없었고 마치 권고사직과 같은 협박처럼 들렸다"며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그런 식으로 오프나 연차를 사용했다. 병원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업무 부담이 가중되니까 이참에 쉬어가자는 간호사도 있었지만 다른 병동으로 가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연차를 쓰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