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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들어갈 전기, 용인시민들의 흥미로운 생각

그린피스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7명 '국가산업단지 전기는 재생에너지로'

등록 2024.07.16 17:47수정 2024.07.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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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된 용인특례시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 전경(항공)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된 용인특례시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 전경(항공) ⓒ 용인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오늘(16일) 주목할 만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지역인 용인시민들에게 국가산업단지의 전기를 공급할 발전원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10명 중 7명이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원한다는 결과가 나온 거다.

설문조사는 지난 6월 3일부터 12일까지 그린피스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용인시(기흥구·수지구·처인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용인시 반도체 국가산단 내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한 수용성 조사를 목적으로 진행됐다(신뢰수준 95% 최대 허용 표집오차 ±3.1%p).

73.4%가 재생에너지를 꼽은 이유

대규모 반도체 공장은 전기 먹는 하마로 꼽힐 만큼 대량의 산업용 전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고압전송망을 장거리로 설치하는 문제가 해당 지역 주민 반발과 이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녹록지 않아 다량의 전기를 용인 지역 부근에서 자급자족해야하는 상황,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3월 용인시 처인구 710만 제곱미터 일대에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를 오는 2042년까지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통해 용인에 건설될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해 해당 국가산업단지에 6기의 LNG 발전소, 즉 액화천연가스 발전 시설을 세우겠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이에 대한 용인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응답자 3명 중 2명 꼴인 65.1%가 LNG 발전소가 주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54.4%는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부가 계획 중인 LNG 발전소의 주민 수용성 문제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LNG 발전소가 개인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응답자 중 65.1%는 LNG 발전소 건설이 '주변 지역 주민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으며, 54.4%는 '기후 및 주변 지역의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응답했다. 반대로 두 질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4.4%, 25.1%에 그쳐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 LNG 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반면 응답자의 73.4%는 용인 국가산단에 건설할 발전소를 재생에너지원으로 계획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의견은 16.0%에 불과했다. 찬성 이유(1+2순위 응답)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60.2%)가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31.5%),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고 국내 생산할 수 있어서'(28.9%), '경기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27.1%) 순이었다.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설치 시 자연환경 훼손이 우려되어서'(58.7%)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폐기 시 해로운 중금속이 나온다고 들어서'(33.8%), '날씨, 시간 등에 따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어려울 수 있어서'(31.0%), '전자파나 소음 문제가 있어서'(30.4%), '전기료가 인상될 것 같아서'(22.2%), '부품이 중국산이 많을 것 같아서'(11.6%) 순이었다. 반대 의견의 상당수는 태양광 가짜 뉴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의 단점인 간헐성 문제를 지적한 의견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에 가장 호의적인 세대는 50대
 
a  14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 태양광발전시설에서 열린 공공기관 RE100 이행 기념식에서 공개된 발전시설의 모습. 경기도의 공공기관 RE100 선언 후 건물 옥상과 주차장 유휴부지를 활용한 첫 태양광발전시설로 연간 48만6천180kWh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2024.2.14

14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 태양광발전시설에서 열린 공공기관 RE100 이행 기념식에서 공개된 발전시설의 모습. 경기도의 공공기관 RE100 선언 후 건물 옥상과 주차장 유휴부지를 활용한 첫 태양광발전시설로 연간 48만6천180kWh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2024.2.14 ⓒ 연합뉴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세 명 중 두 명(69.5%)은 우리나라 기업의 RE100 달성이 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하거나 자가 발전으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 또 기업의 RE100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에서 도입하는 '경기RE100 거래 플랫폼'이 개인과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응답자 대다수가 경제(77.2%) 및 기후·환경(75.8%)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눈에 띄는 것은 재생에너지 발전에 가장 호의적인 세대는 50대였고 모든 세대에서 RE100의 산업 효과에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50대는 재생에너지원 발전소 건설 계획에 가장 호의적인 세대이고, 기업의 RE100 실천이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효과에 관해서도 70.0% 이상 긍정적으로 평가함(18-29세 63.9%, 50대 76.5%, 60세 이상 72.7%) (설문조사 보고서)

지난 2022년 12월 에너지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넥스트와 에너지 IT소셜벤처 식스티헤르츠가 공동 개발한 국내 태양광 발전 잠재량 지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의 육상 태양광과 옥상 태양광의 잠재 설비 용량은 각각 11.04GW, 1.22GW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개발 불가 지역과 문화재 지역 그리고 환경성 평가 기준을 고려한 결과로, 정부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세우려는 발전소 6기 설비용량인 3GW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용인 시민들이 기후, 경제, 건강 측면에서 LNG가 아닌 재생에너지를 원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정부는 시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정밀한 전력 수요 예측을 통해 지역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력 수급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은 "신규 LNG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국내 글로벌 RE100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면서 "경기도에서는 국내 최초로 자가소비 태양광에너지의 인증서를 거래할 수 있는 RE100 거래 플랫폼을 개발중이며, 이같은 혁신적인 방법을 총동원하여 재생에너지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 '경기도 용인시 클러스터 내 LNG 발전소 건설에 대한 용인 시민 대상 수용성 조사' (한국리서치, 2024.6.)
- '용인시민 10명 중 7명,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에 재생에너지 발전 원해' (그린피스 보도자료, 2024.7.16)
덧붙이는 글 지상파 최초의 주7일 기후방송인 '오늘의 기후'는 매일 오후 5시부터 7시30분까지 FM 99.9 OBS라디오를 통해 방송되고 있습니다. 최근 오늘의 기후 유튜브 독립채널이 개설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오늘의 기후 채널' 검색하시면 매일 3편의 방송주요내용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과 시청은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반도체클러스터 #RE100 #재생에너지 #용인시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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