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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도, 밥도 공짜... 월 천만 원 수익 내는 마을의 비결

태양광 소득을 마을 복지에 사용하는 여주 구양리 태양광 마을

등록 2024.07.26 07:16수정 2024.08.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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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면 구양리의 햇빛두레발전시설

경기도 여주시 세종대왕면 구양리의 햇빛두레발전시설 ⓒ 최충기

"이거 완전히 고급 실버타운 아닌가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한 농촌마을의 변신 소식을 듣던 <오늘의 기후> 진행자 김희숙씨의 말이다. 많은 청취자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올렸다. 주민들의 이동을 보장하는 마을버스를 자체로 운영하고, 아침 점심을 차려주는 마을식당과 마을 정원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 재원은? 햇빛에서 나온다. 고령화된 농촌, 어떤 희망도 없어보이던 한 마을이 마을의 공유시설을 활용해 태양광을 올리면서 시작된 변신이다.

"농촌은 점차 고령화되면서 유휴지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휴지를 (재생에너지 공간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여주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죠."

최충기 양평군 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은 농촌 지역에서 마을 주민 중심의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온 활동가다. 그가 지난 24일 <오늘의 기후>를 통해 전한 여주 구양리의 햇빛발전 현황은 이랬다.

"여주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는 1000kw급으로 마을복지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월 1000만 원 정도 나옵니다. 수익의 대부분을 마을복지를 위한 재원으로 쓰고 있는데요, 주민들 이동성 보장을 위한 마을행복버스를 운행합니다. 아침, 점심 부담을 덜기 위한 마을식당을 운영할 계획이고요, 여기서 더 나아가 마을정원화 사업을 일굴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도심에서 찾아오는 자녀들이나 외부 관광객을 위한 6차 산업 마을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입니다."

[쏙쏙뉴스] 버스도, 밥도 공짜인데... '월 1000만원 수익' 마을의 비결 ⓒ 최주혜


여주시 세종대왕면 구양리, 이 마을 주민들이 마을 태양광을 올린 것은 지난 2021년부터다. 2021년 12월 마을주민들이 직접 협동조합(구양리햇빛두레발전협동조합)을 만들어 설립신고를 했다. 마을의 공유재산인 마을회관 지붕과 창고지붕, 체육시설 등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산업부에서 지원하는 마을주도 태양광 지원사업인 '햇빛두레 발전소' 대상지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발전소 설립에 들어갔다.

지원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우대 가중치를 받았고 장기저리 금융지원을 받았다. 2023년 준공허가를 받고 올해 2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가 현재까지 6개 발전시설을 지었고 설비용량은 997.92 킬로와트에 달했다. 이 정도 규모면 현실적인 운용을 한다고 할 때 20년간 연간 1억 2000만 원, 월 평균 1000만 원의 햇빛발전 수입이 마을 수입으로 잡히게 된다. 최충기 이사장은 대부분의 수익이 사업자에게 가는 태양광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100% 마을주민이 출자하여 100% 마을 복지를 위해 쓰는 첫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엔 대부분의 수익을 (태양광) 사업자가 가져가고 주민들에게는 발전기금으로 조금 배분해 주는 형식이었는데요. 그런 형태의 사업하고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구양리는 정부정책(에너지공단 햇빛두레발전소)과 여주시와 마을, 전문가인 기업이 잘 협력해서 전국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

처음에는 태양광 시설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다고 한다. 그러나 지종성 이장과 전주영 새마을대표, 그리고 여주시청 담당공무원의 적극적인 설명을 통해 주민 동의가 모아지고 주민 스스로 이 시설을 운영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태양광 시설을 더 설치할 수 없느냐는 의견이 나온다고 한다.


모두가 발로 뛰어 만들어낸 지역의 에너지전환

a  여주 구양리 행복버스 앞에서...왼쪽부터 이현 마을사무장, 지종성 이장, 전주영 새마을지도자 (최충기 양평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제공)

여주 구양리 행복버스 앞에서...왼쪽부터 이현 마을사무장, 지종성 이장, 전주영 새마을지도자 (최충기 양평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제공) ⓒ 최충기

그렇다면, 우리 마을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최충기 이사장은 오히려 우리에게 퀴즈를 냈다.

"여러분께서 만약 양평 전원주택에 거주하고 있어요. 한 달 전기요금이 약 10만 원 정도 나옵니다. 주택용 태양광 3KW를 설치하면 월 5만~6만 원의 전기 요금이 절감됩니다. 그렇다면 살고 계신 전원주택에 주택용 태양광 3KW를 지원받아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가 있을까요?"

한 가지? 두 가지? 땡, 더 많았다. 나라 돈을 지원받을 방법말이다.

"5가지가 있습니다. 에너지공단 주택지원사업, 경기도 에너지자립마을, 에너지공단 융복합지원사업, 농식품부 농업농촌 re100 실증지원사업, 자부담 설치입니다."

물론 경쟁률이 엄청나다.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반면 정부 지원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충기 이사장은 지원규모는 시간 문제이며, 마을 단위로 에너지 전환을 모색할 경우 더 많은 지원을 받을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전환을 통하여 마을소득을 창출하고 복지마을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 나온 지원사업의 목록만 정리해도 이렇습니다.

1, 경기도/에너지자립마을
2. 에너지공단/융복합사업
3. 산림청/산림형 에너지자립마을
4. 농식품부/농업농촌 RE100실증지원사업
5. 에너지공단/햇빛두레발전소
6. 경기도/경기햇빛농장(영농형 태양광)
7. 경기도/기회소득마을
8. 경기도/선도사업
9. 전남 영광/영농형 태양광 시범사업"

최충기 이사장은 그동안 재생에너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말 못 할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둘 모범사례를 일궈온 전국의 깨어있는 이장님과 마을지도자들에게 공덕비를 세워 드려야 한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지역의 에너지전환 사례를 만들기 위해 가방 한가득 설명자료를 들고 발품 팔아 주민들과 소통해 온 담당 공직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국의 깨어있는 이장님들, 새마을 지도자들, 특히 여주 구양리의 지종성 이장, 전주영 대표, 전북리 조종태 이장님, 양평 공세리 신종우 이장님, 세월리 최영환 이장, 강성봉 이장님, 옥현리 이상관 이장님, 수미마을 최성준 대표, 괴산의 신준우 주무관, 나무와 에너지의 이승재 대표 등. 에너지전환을 이해하고 복지마을을 만들기 위한 지속 가능한 소득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입니다. 마을주민들이 공덕비를 세워줘도 아깝지 않은 분들입니다.

특히 공무원 중에서 에너지전환을 이해하고 지역을 위해 노력한 여주의 김나건 부면장, 괴산의 신준우 주무관은 전국적인 모범 공무원들입니다. 에너지전환이 이런 분들의 헌신과 수고 덕분에 지역발전과 일자리 창출, 복지마을 만들기 등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지상파 최초의 주7일 기후방송인 '오늘의 기후'는 매일 오후 5시부터 7시30분까지 FM 99.9 OBS라디오를 통해 방송되고 있습니다. 최근 오늘의 기후 유튜브 독립채널이 개설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오늘의 기후 채널' 검색하시면 매일 3편의 방송주요내용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과 시청은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기후변화 #여주구양리 #태양광 #실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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