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은 우리 것이여!"

국악과 함께 만드는 여유로운 삶(2)

등록 2001.08.10 17:56수정 2001.08.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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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기악 중 궁중음악을 살펴보자. 궁중음악에는 여민락, 수제천, 보허자(步虛子), 낙양춘(洛陽春), 취타 등이 있다.

이중 여민락(與民樂)은 한문으로 된 용비어천가의 1· 2· 3· 4장과 마지막 장을 노래하던 성악곡에서 변화하여 지금은 그 가사가 없는 순수 기악곡으로 연주되는 곡이다. 높은 음역의 향피리가 들려주는 소리는 여민락의 매력이다.


수제천(壽齊天)은 '횡지정읍' 또는 '빗가락정읍'이라고도 하며, 원래는 정읍사(井邑詞)를 노래하던 음악이었으나 지금은 기악합주곡으로 연주되는 음악이다.

정읍사는 7세기 중엽 이전부터 불려졌다는 백제시대의 노래로 정읍현에 사는 행상의 아내가 행상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으므로 높은 산에 올라가 남편 오기를 기다리며 부른 노래로서 '달아 높이 떠서 멀리 비추어 우리 남편이 돌아올 길을 밝혀 주소서'하는 내용이다.

권덕원 선생은 "수제천은 우리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지 않고서는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운 음악이다. 음악은 흐르는데 시간은 멎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시간은 멎어 버린 듯하나 그 속에 생명감이 꿈틀거리듯 수제천의 가락은 끊이지 않고 힘있게 흐른다"라고 말한다.

취타(吹打)는 이름 그대로 불(吹)고 치(打)는 즉 취악기와 타악기의 음악으로 왕의 행차나 군대의 행군에 쓰였던 음악이다. 대취타, 길군악, 길타령, 별우조타령, 군악 등이 모두 취타 계열의 음악에 속한다. 요즘은 '대취타'만 자주 연주되고 있다.

대취타(大吹打)는 징·용고·자바라 등의 타악기와 나발·나각·태평소 등의 관악기로 편성되는데 이 중에 태평소만이 유일한 선율악기이다. 이 음악의 시작과 끝을 지시하는 집사(執事)가 지휘봉격인 등채를 두 손에 받쳐들고 있다가 머리 위로 높이 쳐들면서 '명금이하 대취타(鳴金二下 大吹打)'라고 하면 대취타 연주가 시작된다.


진회숙 선생은 대취타 음악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여기(대취타)에서 울려 퍼지는 태평소 가락은 그야말로 복잡 미묘하기 이를데 없다. 종 모양의 주둥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도 그러하려니와 그 소리의 움직임 또한 포착 불가능이다. 손에 잡힐 듯 하다가도 이내 허공으로 달아나고 마는 태평소 소리와 그 소리의 방종함을 상쇄시켜주는 나각과 나발의 우직한 질서의식, 이것이 바로 우리식 행진곡 대취타의 미학이다."

다음은 기악 중 민간음악이다.
민간음악은 영산회상, 대풍류, 삼현육각, 시나위, 풍물굿, 사물놀이와 기악독주로 산조가 있다.

영산회상(靈山會相)은 불교의 성악곡이 기악화, 세속화 한 곡으로 모두 9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산회상은 상령산(上靈山), 중령산(中靈山), 세령산(細靈山), 가락덜이가 있고 후에 추가된 삼현(三絃)도드리, 하현(下絃)도드리 그리고 불교노래의 하나인 염불도드리가 있으며, 또 불교음악과는 무관한 타령(打令), 군악(軍樂)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풍류(大風流)는 관악기 특히 향피리 중심의 풍류음악으로 감상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삼현육각과 같이 피리 2, 대금(젓대) 1, 해금 1, 장구 1, 좌고 1로 편성된다. 대풍류로 연주되는 음악의 일부는 감상용 음악으로 뿐만이 아니라 무용반주에 쓰이기도 한다.

삼현육각(三結六角)의 악기편성은 피리 2, 대금(젓대) 1, 해금 1, 장구 1, 북 1로 대풍류와 비슷하지만 대풍류가 주로 감상음악인데 비하여 삼현육각은 주로 무용반주로 쓰인다. 그러나 삼현육각과 대풍류 모두 무용반주와 감상의 영역을 서로 넘나들면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시나위는 육자배기토리로 된 기악곡으로 연주자들의 즉흥성이 많이 요구되는 음악이다. 굿노래(巫歌)의 반주나, 굿춤(巫舞)의 반주로 연주되는 음악이며 연주내용은 호남지방의 남도계면조 음악이 중심이다.

무대에서 감상용 음악으로 연주되는 시나위 합주는 많은 시나위 가락에서 어느 정도 미리 짜서 구성한 것으로 독주로 연주하기도 하지만 피리·대금·해금·장구, 또는 여기에 가야금·거문고·아쟁·징까지 첨가되기도 하는데 악기 편성은 일정하지 않으며 때로는 구음(口音) 시나위라고 하여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가기도 한다.

진회숙 선생은 "시나위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연주자 각자가 '제멋대로 가는' 합주음악이다. 장단과 조라는 최소한의 약속만 정해놓고 연주자는 그 속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구가한다. ... 그 제멋대로의 움직임은 민족 고유의 감성이라는 보다 커다란 용광로 속에서 용해되어 더 말할 나위 없는 조화의 극치를 이루어낸다는 이 역설적인 미학은 인위적인 조화에 익숙한 서양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예술체험방식이다"라고 시나위를 평가한다.

풍물굿은 꽹과리·징·장구·북·소고 등의 타악기와 태평소 등으로 연주하는 음악으로서 마을의 제사가 있을 때, 농사일을 할 때 또는 마을 사람들의 구경거리를 위하여 연주하였다. 풍물굿은 음악뿐만 아니라 춤과 놀이도 함께 하는 비교적 종합적인 연주 형태이다.

풍물굿을 할 때 하는 놀이에는 군사들의 훈련이나 농사일을 흉내내어 여러 모양으로 돌면서 진을 꾸미며 노는 진놀이와 농악대원들의 여러 가지 솜씨를 보여주는 구정놀이가 있다. 풍물놀이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을 잽이라 하고, 여러 모양의 분장을 하고 익살스런 재주를 보여주는 대포수, 조리중, 창부(唱夫:남자광대), 양반, 각시 ,무동 등의 사람들을 잡색(雜色)이라고 한다.


1. 성격에 의한 분류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당산굿, 신대나 신기를 앞세우고 악대, 제관 순으로 집집마다 방문하며 마을의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인다고 하는 매굿, 지신(地神)밟기, 마당밟이 등과 걸립패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고사도 지내고 농악도 연주하는 걸립굿, 농부들이 패를 짜서 김을 매거나 호미걸이를 할 때 하는 두레굿,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구경거리를 위하여 춤·놀이 등과 함께 하는 판굿 등이 있다.


2. 지역적 분류

호남우도풍물(이리풍물굿, 김제풍물굿, 영광풍물굿, 진도풍물굿), 호남좌도풍물(진안(중평)풍물굿, 임실(필봉)풍물굿, 화순(한천)풍물굿, 여천(백초)풍물굿), 경기충청풍물(웃다리풍물:경기안성풍물굿, 평택풍물굿, 대전풍물굿, 이천풍물굿), 영동지방풍물(강릉(홍제)풍물굿, 고성풍물굿), 영남지방풍물(부산(아미)풍물굿, 예천(통명)풍물굿, 김천(빗내)풍물굿, 청도(차산)풍물굿, 진주풍물굿, 밀양백중놀이) 등이 있다.

진회숙 선생은 풍물굿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풍물굿의 기본 정신은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이라는 공동체 의식이다. 풍물굿은 마을의 기쁨과 슬픔, 힘겨운 노동과 그 노동 끝에 거두어들이는 결실까지도 모두 함께 나눈다는 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사물놀이는 꽹과리·징·장구·북 등의 네 가지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으로, 그 가락은 풍물놀이 가락에서 취한 것을 토대로 발전시킨 것이며, 무대에서 앉아서 연주하는 음악이다.

산조(허튼가락)는 19세기 말엽에 만들어진 기악 독주곡이다. 산조의 종류에는 가야금산조, 거문고산조, 대금산조, 아쟁산조, 해금산조 피리산조 등이 있다.

또 산조는 남도계면조 음악에 바탕을 둔 시나위와 판소리의 선율적 특성을 각 악기의 특성에 맞도록 재구성하여 연주한다. 가장 느린 진양조 장단으로 시작하여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로 점차 빠르게 진행하며 가장 빠른 장단인 휘모리 등으로 끝나는 음악으로 듣는 이들의 감정을 점차로 고조시켜 음악의 긴장감과 흥을 더해준다.

덧붙이는 글 | <참고>
국립국악원 : http://www.ncktpa.go.kr/event1.htm
국악닷컴 : http://www.kukak.com/edu/edu.htm
이국악닷컴 : http://www.ekukak.com
아름다운 우리 음악 : http://my.netian.com/~scap
풍류마을 : http://www.kmusic.org/main.php3

덧붙이는 글 <참고>
국립국악원 : http://www.ncktpa.go.kr/event1.htm
국악닷컴 : http://www.kukak.com/edu/edu.htm
이국악닷컴 : http://www.ekukak.com
아름다운 우리 음악 : http://my.netian.com/~scap
풍류마을 : http://www.kmusic.org/main.ph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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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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