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사형파문' 재발방지 합의
한국과 중국이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자칫 심각한 외교문제로 번질 수 있었던 신아무개 씨 사형 파문이 양국의 우호협력관계를 해쳐선 안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영사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이달 중 영사조약 또는 영사협약 체결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한-중은 또 불법체류자문제나 사기사건, 마약사범 등 두 나라 사이의 영사문제들을 즉시 우호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신 씨 사건과 관련해 잘못이 드러난 관계자 및 지휘책임자 문책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정부는 관련자 전원을 문책하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는데 외교부 신승정 대변인은 "자체 감사를 토대로 관련자들의 문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사형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한국정부가 항의한 데 대해서 중국이 재판일정을 사전 통보했으나 이 문서를 문서 수신대상에 기록조차 하지 않은 채 문서철에 묶어 놓았고 사형 후의 통보 사실은 수신기록이 남아 있었지만 문서는 분실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더구나 현지 동포신문인 <흑룡강신문>이 이 사건을 3년동안 4차례에 걸쳐 크게 보도한 바 있어서 주중국 대사관과 영사부는 더욱 궁지에 몰렸습니다.
이번엔 이인제?
민주당 지도부는 4일, 10.25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심각해진 당 내분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1월 당지도부 선출 정기 전당대회'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이인제 최고위원은 1월 전당대회를 반대하고 3월에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가 당내 분란의 근원이고, 최고위원들이 사표를 냈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비상 과도체제를 만들어 당분간 당을 운영해야 한다"며 여기서 모든 일정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최고위원은 김 대통령이 주재할 7일의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는 인적쇄신론에 밀려서 대통령이 1월 새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그리고 7-8월 대선후보경선의 2단계 전당대회로 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한화갑.노무현.김근태.정동영 최고위원 등 이른바 '반이인제 진영'이 당권을 장악한 뒤 현재 대선후보 선두주자인 자신을 제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노무현 최고위원이 나섰습니다. "차기를 노리는 사람이 정치적 계산 때문에 대통령에게 화살을 겨누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말았다"며 "최고위원 일괄사퇴를 (이인제 최고위원을 고사시키기 위한) 음모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어 왔습니다. 하나는 당정청의 쇄신 요구, 그리고 또 하나는 대선후보의 확정입니다. 10.25 재보선을 계기로 국정에 일대 쇄신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당 내외에서 당연히 나왔고 그 동안 인적쇄신을 요구해 왔던 당내 개혁파 초재선의원 들은 권노갑 전최고위원과 박지원 기획수석의 배제를 공개적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당내 후보를 정해야 한다는 문제와 연관돼 복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권 전위원을 수장으로 하는 동교동 구파의 암묵적 지지를 받던 이인제 의원, 이에 정면으로 맞서 당과 개인의 활로를 뚫으려는 김근태 의원, 그리고 그 사이에 한화갑 의원과 노무현 위원이 끼어 있었습니다.
결국 현재의 형국으로 봐서 사태는 조용히 수습하기를 원하는 한광옥대표계가 최고위원 전원 사퇴를 거쳐 1월의 전당대회로 문제를 보류하는 선으로 결정한 데 대해 이 최고위원이 맞서는 쪽으로 발전했습니다.
누가 무엇을 잃고 또 누가 무엇을 얻었을까요? 이들 중 어느 누구와도 결정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리 없는 국민들은 내분이 지지부진하게 계속되는 것에 대해 모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이 어린이를 보십시오.
"상처 속 맑은 눈" (한겨레신문)
이 어린이와 같은 600만 명 이상의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기아와 동사의 위험에 놓여 있다고 미국 <로스엔젤리스 타임즈>가 3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구호기관인 '레퓨지스 인터내셔널'과 영국의 '옥스팜 인터내셔널'의 보고서를 인용해 "가뭄과 군사작전으로 황폐해진 아프간 민간인 2500만 명 가운데 600만-750만 명이 위험상태'이며 특히 이들 중 60만 명은 '생존의 끝'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옥스팜은 "아프간 일부 지역에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공습 등의 군사작전을 잠시 중단하라는 요청을 미 국방부는 거절했으며 아프간 집권 탈레반은 국제 지원기구에 경멸을 표시했다"고 밝혔고 레퓨지스는 탈레반이 군사시설을 구호단체 부근으로 옮겨 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일보의 기사를 읽어 보십시오.
"추위.배고픔.오폭에 떠는 아프간 난민들" (중앙일보)
한편 미국은 4일에도 B52 폭격기 등 65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동북부 탈레반 전선에 100발 이상의 폭탄을 투하해서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했습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 기간에도 아프가니스탄을 계속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이에 따라 미국과 일부 이슬람 국가들간의 '라마단 갈등'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의문스럽습니다. 피가 피를 부르는 이 악순환의 끝에 미국의 패권주의가 도사리고 있으며 대 중동정책의 획기적 변화만이 평화의 비둘기를 불러오는 유일한 길일 겁니다.
설령 탈레반이 항복하고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되어 친미 정권이 수립된다고 할지라도 아프간은 제3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세계경제와 더불어 미국식 세계화는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 겁니다.
대기업, 부실계열사 지원 여전
대기업들의 부실 계열사 출자지원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연구보고서'재벌그룹의 출자행태 분석(잠정)'에 따르면 97-2000 회계연도 중 30대 대기업 집단이 신규출자한 32조 6천억 원 중 41.2%인 13조 4500억 원이 적자계열사로 들어갔습니다.
또 4대 그룹의 경우 3대 핵심사업에 대한 출자가 98년 65%에서 2000년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신규출자액 중 35%는 사업다각화에 쓰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동아일보의 보도입니다.
"대기업, 부실계열사 지원 여전" (동아일보)
이 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정치와 남북관계>
-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테러자금 조달 억제에 관한 국제협약'과 '인질억류 방지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표명은 북미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북한은 3일 김영성 북쪽 대표단장 명의로 대남 전화통지문을 보내 9일부터 금강산에서 6차 장관급회담을 개최하자는 남쪽 제의를 수용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4일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방문단 및 태권도 시범단 교환 연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각종 남북관계 일정을 조정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감사원 감사 결과 정부의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사업이 중복투자는 물론 각 사업간 연계 불가 등으로 투자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구속 중인 언론사주의 석방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소속의원 151명 전원 명의로 서울지방법원장과 담당 재판부에 각각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
- 하이닉스 반도체는 자구노력 중 하나로 반도체 공조관련 부문(청정공간 유지.관리)과 지원업무부문(비서.안내.연수.품질관리)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기로 했습니다.
<국제>
- 미 연방대법원은, 미성년자들이 게임방 등에서 부모의 동의없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의 비디오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한 인디애너폴리스 시 조례에 대한 항소법원의 위헌판정을 확정했습니다.
사회
- 외무.행정.기술 등 고등고시 1차시험이 공직자로서의 능력을 평가하는 공직 적격성 평가로 대체되고 영어는 토익.토플 등 민간기관이 실시하는 어학능력시험으로 응시자격만을 측정하는 등 국가고시제도가 크게 바뀝니다.
- 교육인적자원부는 4일 발표한 '실업교육 육성방안'에서 오는 2004학년도부터 실업고 졸업생이 4년제 대학 동일계열 학과의 정원 3% 이내에서 정원외 특별전형을 통해 입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오후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전국 공무원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직사회 개혁과 공무원 노동3권 쟁취 전국 공무원가족 한마당' 집회를 가졌습니다.
사건과 사고
- 가을철 발열성 질환인 쯔쯔가무시 환자가 지난 9월 이후 893명이나 발생했습니다. 국립보건원은 야외활동 때 긴옷을 입고 풀숲에 앉지 않도록 당부했습니다. . 쯔쯔가무시병은 두통. 열. 발진, 결막충혈 등의 증세를 보이는데 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의 유출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됩니다.
- 경기 고양시의 산후조리원 신생아 사망 사건으로 관심을 불러 일으킨 신생아들의 집단발병이 장염을 일으키는 '아스트로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보건 당국의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불안해진 부모들이 신생아가 설사기미만 보이면 병원 응급실로 쫓아오고 있지만 이러한 행위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아스트로 바이러스의 예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생아는 반드시 물을 끓여 우유에 타먹여야 하며 젖병도 삶아 소독해야 한다. 조리원 등에서는 기저귀를 바꿀 때도 신생아의 변이 다른 신생아의 신체에 묻지 않도록 해야 하며, 신생아가 목욕한 물로 다른 아이를 다시 목욕시키는 일도 피해야 한다.
소 돼지 개 고양이 등에도 아스트로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 동물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 서울지법은 "전 사용자의 체납 전기요금을 납부하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며 롯데쇼핑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에서 "한전은 9300여만 원의 전기료를 돌려 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 서울시의 위생점검 결과 김밥집 34곳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습니다. 동아일보에 그 명단이 실렸습니다. 이 곳에서는 김밥 드시지 마세요.
"서울 김밥집 34곳 식중독균 검출" (동아일보)
- 거액의 외화도피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게 1천만 달러를 건넸다고 진술했습니다. 최 전회장은 96-97년 신아원 명의로 대출받은 1억 6500만 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뒤 옛 소련지역의 사하공화국 등에 투자했다 적발된 바 있습니다.
화제와 미담
- 유네스코는 보물선 찾기를 금지하는 해저 문화유산 보호협약을 채택했습니다. 이 협약은 개인 또는 단체가 상업적 이득을 얻기 위해 실시하는 보물선 인양을 금지하고 무분별한 해저유적 발굴을 방지하기 위해 100년이 넘은 유적에 한해 우선 발굴을 허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협약에 따른다면 이용호 씨의 허망한 보물 찾기도 끝이 났군요.
- 위암 2기... 암과의 싸움도 힘겨운 사람이 하프코스 마라톤에 도전해서 완주했습니다. 중앙일보에서 이명식 씨의 사연을 읽고 용기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위암.실직 이긴 이명식 씨 하프코스 완주" (중앙일보)
또 이 마라톤 대회에 105명이 참가한 한국전력 중부지점 직원들은 자신이 달린 Km당 2천 원씩 내놓아 158만 원을 모았는데요. 이들은 전쟁과 기아, 혹한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는 아프카니스탄 어린이를 위해 유니세프에 성금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 위는 '자연의 단풍', 아래는 '사람들의 단풍'이 어우러졌군요. 내장산에 몰린 단풍관광객들의 모습입니다.
"붉은 산... 지는 가을" (조선일보)
"서구 안경을 벗으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어느 월간지에 실린, 미국 테러사건에 관한 기사의 제목인데요. '한 손에는 코란, 한 손에는 칼'이라는 유명한 말도 서구의 시각에서 조작된 이미지랍니다.
어차피 우리는 하나의 가치 체계를 통해서 세상을 보고 있는데요. 과연 그 체계, 안경은 얼마나 상대방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걸까요? 더구나 남의 안경을 끼고 괜히 제3자를 매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돌아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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