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전통 민속놀이와 함께

다양하게 펼쳐지는 설날 잔치들

등록 2002.02.10 21:00수정 2002.02.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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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큰 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올해도 설날에는 고향의 부모를 찾아뵙고, 조상의 성묘도 하며, 어른들께 세배도 드린다. 그리곤 식구들끼리 설음식을 나누며 즐기게 된다. 그러나 걱정은 올해도 주부들의 고행은 여전할 것이란 짐작이다. 흔히 남자들은 고스톱을 치며, 주부들은 음식을 해대기가 바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다 우리나라의 설날이 이 지경이 되었을까? 만일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가 잘 보존되고, 이어져 즐겨왔다면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생기지 않았으리란 생각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총독부는 1936년 ‘조선의 향토오락’이란 책을 낸 이후 풍물굿을 비롯, 1000가지가 넘었던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를 금했으며, 우리의 문화, 우리의 정신을 말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화투를 보급하게 된다. 일본에서 고도리와 비슷한 '고이코이'라는 놀이가 1720년 무렵 생겨서 182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는 문헌이 있지만 일본 사람들은 화투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화투는 일본제국주의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문제있는 오락을 악용했다는 의심을 살만 할 것이다. 이후 우리는 아무 비판도 없이 화투를 즐기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여러 가지 폐해가 따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혹시 우리의 민속놀이는 재미가 없어서 사장된 것일까? 아니다.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윷놀이’를 보면 운영의 묘에 따라 배꼽을 뺄 정도의 웃음판이 되는 큰 재미가 있다는 것이 해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이다. 그러면서도 이 ‘윷놀이’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올 설날은 주부들을 고행길로 몰아넣고 남자들만 즐기는 고스톱을 잊고, 온 식구가 모여서 우리의 민속놀이로 크게 웃으며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고궁이나 박물관 등에서는 설날큰잔치를 하게 되니 그곳에 나들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다음에 설날 잔치들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겠다.

1. 남산골 한옥마을 <운수대통 설날 큰잔치> 2월 9일 ~ 13일

큰 명절 설을 맞이하면서 차츰 잊혀져만 가는 우리 놀이와 풍속을 돌아보며, 나와 우리 식구, 전통과 미래의 연결고리를 되새겨 본다. 따로 고향이 없는 서울 시민들이나 고향에 못 간 이들의 울적한 마음을 위로 할만한 향수 깃든 설날 전통문화행사가 푸짐하게 열린다.


▲ 운수대통 토정비결 : 임오(壬午)년 한 해의 기원과 길흉(吉凶) 점쳐보기.
▲ 전통연 만들기 체험 : 연할아버지 노유상(서울시 무형문화재 지연장)과 함께 하기.
▲ 설날 차례예절 및 차례상 진설법 강연 : 우리의 전통생활 속에서 한 해를 맞이하는 의례(儀禮) 알아보기
▲ 명절음식 만들기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주관으로 약과, 식혜 등 명절음식의 조리법을 배워보기.
▲ 월드컵 8강 진출 기원 재수굿 : 2002 월드컵 8강 진출을 기원하며, 관람객들의 한 해 소원 빌어보기(12일)
▲ 민속놀이터 운영 : 팽이치기, 투호던지기, 널뛰기, 윷놀이
▲ 민속놀이경연대회 : 투호, 널뛰기, 제기차기 등 10일(일) ~ 13일(수)
▲ 예쁜 가래떡 썰기 : 11일 ~ 12일
▲ 설맞이 노래자랑대회 : 관람객들의 고향노래와 어린이들의 귀여운 장기. 11일 ~ 12일
▲ 가훈을 써 드립니다 : 유명 서예가들이 내방객들의 가훈을 직접 써주기.(유료)
▲ 소지문 달기 : 월드컵 8강 진출 기원과 임오년 소원을 금줄에 끼우기.
▲ 복조리 나눠갖기 : 설 즈음하여 복조리를 서로 나눠갖던 풍습을 재현.(유료)
▲ 전통공예시연 : 장승, 서각, 동양화 등

전통민속공연
11일(월) => 서도소리(이춘목)와 배뱅이굿(이은관), 봉산탈춤 (중요무형 17호)
12일(화) => 판소리 명창 신영희의 남도소리, 안성남사당풍물놀이(경기지정 21호)
13일(수) => 이춘희의 경기민요(중요무형 57호), 서울 풍물단의 타악퍼포먼스 '두두락' 공연


※ 문의 : 남산골한옥마을 02) 2266-6937,8
누리집 : http://www.fpcp.or.kr/hanok/hanok.html

2. 국립민속박물관 <2002년 설 대보름 문화잔치>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설을 맞아 전통 세시풍속에 대한 이해와 우리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유도하고자 마련된 <2002년 설·대보름 문화잔치(2002. 1. 17∼3. 4)>는 전통세시풍속이 현대 생활과 갈라진 문화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문화형태로 재창조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 새천년의 역군, 힘과 희망을 주는 말』특별전 : 1.7∼3.4, 제2기획전시실 3관 출구 복도
-말 관련자료 120여점 및 만화패널 전시, -연하장 찍기·12지 관련 문화상품 판매
▲ 새해의 희망을 담은 입춘첩, 가훈 써주기 : 2.1∼2.4 10시∼16시, 영상민속실 앞
▲ 설문화풍속전 : 2.6∼3.4, 1관 복도
-만화로 보는 정월풍속 이야기전, -닥종이 인형전
▲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떡국 먹고 설 쇠기 : 2. 6(수) 10시∼16시 , 전통문화체험 학습장
-절구 찧고 떡메 쳐서 떡 만들어 보기, -떡국, 다식 만들기, -떡 나눠주기
▲ 설날, 말에게 새해 소원 빌기(금줄에 기원 담은 소지 끼우기) : 2.6∼2.28, 야외마당
▲ 신나는 민속놀이마당 : 2.6∼3.4, 앞마당
-투호, 팽이치기, 윷놀이,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줄넘기
▲ 새해의 희망을 식구들과 함께 윷점보기·승람도 놀이 : 2.6∼3.4, 3관 입구
-윷점으로 올해의 운수보기, -팔도강산 유람(민속놀이)
▲ 우리 전통 민속주, 한과의 맛과 멋 특별전 : 2.6∼2.28, 로비, 영상실
▲ 풍요를 기원하는 볏가릿대 세우기 : 2.6∼3.4, 야외마당
▲ 임오년 액막이 풍물굿 : 2.12(화) 14시, 앞마당·강당
▲ 정월 대보름맞이 관람객을 위한 탑제 및 장승제 : 2. 21(목) 10시∼15시, 장승동산
-장승, 솟대깎기, 장승제 현지 주민 재연, -풍물공연
▲ 소지올리기·달집태우기 : 2. 28(목) 15시∼18시, 동편광장
-풍물놀이, 소지올리기, 달집태우기, 뒷풀이

※ 문의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720-3138, 민속연구과 725-5964, 섭외교육과 734-1341, 유물과학과 734-1354
누리집 => http://www.nfm.go.kr/folk2002/

3. 국립중앙박물관 <설맞이 행사>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아 중앙 및 각 지방박물관에서 휴관일인 설 전날(11일)에도 일제히 문을 열고 관람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마련한다. 이번 설날 연휴를 맞아 많은 시민들이 박물관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여 관람객들의 관람편의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조상의 얼과 슬기가 담긴 놀이문화의 체험을 통해서 공동체의식을 갖게 함은 물론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마련한다.

이중 국립중앙박물관은 "말의 해"를 기념해 지난 1월부터 전시하고 있는 <임오년 새해맞이 말 그림전>에 윤두서 전칭작인 “팔준도첩(傳 尹斗緖筆 八駿圖帖)”>과 “우마도권(容齋 筆 牛馬圖卷)”을 새롭게 보강하여 2월 28일까지 전시하고, 11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전시실에서 말(馬)과 관련된 문화재의 명칭과 위치를 3개 이상 찾아 맞추는 관람객 200명에게 책갈피를 선물로 준다. 또한 “기마인물형 토기” 등 말 소재 조각 맞추기, 십이지신상 스탬프 찍기, 십이지신상 탁본 뜨기 행사도 열린다.

이번 설에도 연휴기간(2월11∼13일)동안 국립박물관(지방포함)을 찾는 말띠생과 한복(생활한복 포함)을 입은 관람객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 말 소재 문화재 찾기 : 2.11(월)∼2.13(수),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된 문화재중 말을 소재로 한 문화재 명칭과 위치를 3개 이상 맞출 경우 경품(책갈피) 증정
▲ 말 소재 문화재 퍼즐 놀이 : 2.11(월)∼2.13(수), 국립중앙박물관
말 소재 문화재 퍼즐 맞추기(예 : 도제기마인물상 등)
▲ 십이지신상 스탬프 찍기 및 탁본 뜨기 : 2.9(토)∼2.16(토), 중앙, 광주박물관
각해와 띠를 상징하는 십이지신상을 비치, 스템프로 찍어가기, 십이지상 목판을 직접 탁본 뜨기
▲ 민속놀이 한마당 : 2.9(토)∼2.16토), 10개 지방박물관
-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문화체험, - 주사위 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윷놀이, 널뛰기, 긴 줄넘기, 팽이치기, 연날리기, 굴렁쇠 등
▲ 떡치기 : 2.11(월)∼2.13(수), 국립경주박물관 앞마당
떡판 위의 떡을 떡메로 치는 떡치기를 직접 체험하고 시식
▲ 문화상품 증정 : 2.11(월)∼2.13(수), 국립경주박물관 앞마당
3세대 가족 동반자, 한복을 입은 사람, 말띠생, 전통민속놀이 겨루기 우승자에게 문화 상품 증정
▲ 민속놀이 영상물 : 2.11(월)∼2.13(수), 국립청주박물관
ㅇ 연, 탈, 농악, 차전놀이, 부채 등 민속관련 기록영상물 상영
▲ 가훈 써 주기 : 2. 11(월), 국립청주박물관
관람객에 뜻 깊은 명절을 위해 집안의 가훈을 써 주기 행사
▲ 대보름 한마당 : 2.26(화), 부여박물관 등 10개 지방박물관
장승세우기, 쥐불놀이, 불꽃놀이, 달집태우기, 잣, 호두, 땅콩 등 부럼 깨물기, 고구마, 밤 구워먹기 등

※ 문의 : 국립중앙박물관 섭외교육과 홍선옥(02-398-5077)
누리집 : http://www.museum.go.kr/kor/mai/mai_con.htm

4. 국립국악원 <설 특별공연 ‘휴(休)’> 12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국립국악원의 설맞이 특별공연으로 줄인형 놀이, 설노래, 설북춤, 정악 등이 마련된다.
모든 관객에게 약과를 나눠준다. 입장료는 8천~1만원이다.

※ 문의 : 국립국악원 580-3042.
누리집 : http://www.ncktpa.go.kr/index.htm

5. 정동극장 <설맞이 전통예술무대> 9-13일 오후 4시.

정동극장이 마련한 설 특별공연으로 부채춤, 산조합주, 판굿, 사물놀이 등을 즐길 수 있다.
개암죽염 등 푸짐한 경품을 주며 3인 이상 가족관객과 한복을 입은 관객에게는 1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월요일은 공연이 없으며, 입장료는 2만~3만원이다.

※ 문의 : 정동극장 773-8960.
누리집 : http://www.chongdong.com/kor/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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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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