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언
"분장을 하고 조명 불빛 아래서 하는 역은 대왕이라는 역이다. 자식을 몹시 사랑해서 자기 생명, 자기 목을 원수를 갚는데 쓰라고 하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역이다. 인간의 욕심과 욕망이 자식의 가슴에 못을 박았으면, 그런 모양이 되었겠는가.
마침 제가 널리 알려지길 장나라, 장성원 아버지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이 나이가 되고 나니까, 자식 걱정이 제 자신의 건강이나, 제 자신의 어떤 것 보다 더 많다. 인간이면 누구나 나이 들면 자식 걱정이 제일 큰 걱정이라고 생각한다. 연극에서도 똑같은 캐릭터를 맡아서 연기하니 기성복 집에서 골라 입은 옷이 색깔, 사이즈 모두 맘에 들 때처럼 편안하다. 재미있는 역할이다. 고민이 많고, 그 고민을 무대 위에 연기하는데 대사와 그밖에 것이 잘 되어 있어 하기 편안하고 즐겁다."
- 오랜만에 무대에 섰는데 부담감은 없는가?
"별다른 부담감이 있지는 않다. 사실 연기는 꼭 이번 역할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할수록 힘들고 어렵다.
사실 13년전에 연기를 안했던 이유도, 한해 열 작품이 넘는 작품을 공연하다보니 너무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정말 할수록 어렵다. 지금도 굉장히 어렵다. 역할을 한번 맡게 되면 머리가 터져 나갈 것처럼 지끈지끈 아플 정도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되고 밥 먹고 용변 보는 시간에도 그 역할을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런 고민에서 탈피하고 싶어서 한동안 연극 일을 안했던 것 같다.
그러나 제일 자신감을 갖게 되는 때는 절망과 좌절에 헤매다가 관객을 만나서 관객이 제 연기와 함께 호흡해주고 따라와 줄 때이다. 그때야 비로소 마음을 놓게 된다. 연기는 하면할 수록 어렵고 완벽한 연기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믿고 이 작품이, 언제나 하고 있는 이 작품이 내 생애에 가장 잘 한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하려 노력한다."
- 어떤 계기로 '투란도트'에 참여하게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