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리담양군
한 번 타지 사람들이 몰려들면 담양에서는 방을 구하기 힘들었다. 전날 미리 와서 여관을 잡아 놓고서는 바구니, 채반, 고리짝, 싸리 빗자루, 대빗자루, 광주리, 석작, 밥바구리, 죽부인, 합죽선, 대자리, 키, 삼태기, 참빗, 갈퀴, 담뱃대 등을 사러 나간다.
이곳이 이렇게 붐볐던 이유는 이곳이 죽림(竹林)의 고장 담양이기 때문이다. 한 때 대밭은 '금밭'이라고 까지 불렸다. 전남 동부 담양을 중심으로 곡성, 화순, 구례 등지서 생산된 대 제품이 이곳 담양장을 거치지 않고서는 어디다 얼굴을 내밀기 힘들 정도로 한 때 호황을 부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장터국밥을 말아 안주 삼아 삼학(三鶴) 소주와 보해(寶海) 소주 한 잔 걸치는 게 낙이었다.
죽 제품에 있어서 담양장은 도매시장이다. 다른 달은 몰라도 섣달에는 몇 동네 것을 모아 '구루마'로 실어온 조리가 필수 품목이었다. 더군다나 우리네 먹을거리가 쌀 중심인 것을 생각하면 조리, 복조리는 절대 빠질 수 없는 물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