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꽃을 찾아 여행을 떠난 길에서는 꽃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더불어 숨쉬는 생명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 모두는 소중한 친구들이요, 협력자들입니다. 있음으로 인해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존재함으로 인해서 아름다운 것들이죠. 이 모든 것들을 천천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주는 삶의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소리를 들으며 나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달팽이는 아주 느립니다. 아주 천천히 느릿느릿 자신의 길을 갑니다.
느릿느릿 가는 것은 그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달팽이 본래의 걸음걸이입니다. 누군가 천천히 가는 그에게 '게으름뱅이'라고 한다면 달팽이의 존재의 참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겠지요.
개인적으로 이른 새벽 이슬의 흔적이 남아있는 오솔길을 걷는 것과 비가 개인 뒤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촉촉하게 젖어있는 삼라만상을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죠. 빨리빨리 병에 걸려있는 현대인들에게 달팽이 한 마리씩 선물을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