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깔사탕. 옛날만큼 왕눈사탕은 아니다. 오늘 열개는 깨물어 먹었다.느릿느릿 박철
우리 집 애들이 시골에서만 살다보니 돈을 쓸 줄을 모른다. 할머니가 이따금 용돈을 주어도 환경이 그렇다보니, 돈의 사용처도 몰랐다. 애들이 가게에 가서 돈을 주고 과자 한 봉지 못 사먹고, 문방구에 가서 공책 한 권을 못 샀다. 아이들 표현을 빌리자면 ‘쑥스러워서’, ‘부끄러워서’였다. 아이들도 쑥스럽고 부끄러운 게 무엇인지를 아는 모양이다. 초등학교 1, 2학년 때까지 그랬다.
우리 집 병아리 은빈이가 가끔 떼를 쓴다. 돈을 달라는 것이다. 대룡리 피아노학원을 다니면서 다른 아이들하고 어울리다보니 돈을 쓰는 법을 배운 모양이다. 한번은 할머니가 만 원짜리 지폐를 주셨는데, 집에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달랑 갖고 왔다. 아내가 돈 만원을 어디에 썼냐고 물었더니, 오빠 언니 친구들을 문방구에 데리고 가서 하나씩 다 사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