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보리이삭은 밟아 주어야 더 많은 결실을 맺는다고 한다. 보리밟기는 그들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난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더 강인한 줄기를 만들어 내고 더 많은 결실을 맺게 하기 위한 과정이다. 보리의 어린 싹은 밟혀야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통해서 우리의 삶에 갑자기 다가오는 고난들도 연단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늘 희망일 것이다.
텃밭에 이것저것 심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농사짓는 일이 다 비슷하려니 생각했는데 같은 뿌리 식물이라도 전혀 다르게 가꿔야 함을 알게 되었다.
토란이나 감자는 북을 많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수확을 앞두고 있는 마늘은 북을 주면 안 되고 오히려 조금씩 흔들어 주어야 알이 잘 맺힌다고 한다. 채소는 너무 촘촘하게 심으면 안 되는 법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갓은 촘촘하게 심어야 한단다.
포도나무는 가지치기를 적절하게 해주어야 하고, 귤은 물이 잘 빠지는 자갈밭이라야 당분이 풍부한 귤을 얻을 수 있단다. 란(蘭)에 꽃을 피우려면 너무 물을 많이 주면 안 되고 적당한 갈증을 주어야 한단다.
주워 들은 이야기라 과학적으로 맞는지 틀리는지는 확인해 본바 없지만 그 말대로 농사를 지어보니 틀림이 없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