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립하는 것부터 알게 하자

등록 2003.06.20 08:46수정 2003.06.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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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부터 지키는 어린이

옛 어른들에게서 '그 사람 좌립(坐立)을 할 줄 알아' 하시는 말씀을 가끔 들었다. 우리 옛 풍습에서 기본 예절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이 '좌립할 줄 안다'는 말은 말 그대로 '앉을 자리와 설자리를 구별할 줄 안다'는 말인데, 이것은 요즘 시대에 더욱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옛날에는 어른들이 온돌방의 아랫목에 자리를 잡으시고 앉으시는 것이 기본예절이었다. 그래서 어르신이 앉으신 맞은편에 앉아야하고 어른들의 앞에서는 반드시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래서 어르신이 계시는 방안에 들어서면 벌써 어르신의 자리가 어느 곳인지 쉽게 구별이 되었지만, 요즘은 어디 아랫목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더구나 양실 문화가 정착되어버린 요즘 어르신이 앉으실 자리는 거실의 중앙에 자리 잡은 주인 소파일 것이다.

이제 다들 알아서 생활에 정착이 되어 버린 것이지만, 아직도 이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보인다. 아무리 주인이라고 해도 손님이 자기보다 훨씬 나이가 드신 분이라던가 직계의 상급자일 경우에는 자기 자리보다는 왼쪽의 손님용 자리로 옮겨 앉는 것이 기본 예절이지만 이를 잘못하는 경우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또한 이런 실내에서의 예절에 못지 않게 요즘은 길거리에서부터 교양의 정도를 알게 하는 행동들을 보여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길을 가면서 남의 몸에 부딪히거나 스쳐서 지난 경우에 '미안합니다' 한 마디하는 사람을 거의 볼 수가 없어졌다.

남에게 결례를 하고서도 도리어 왜 부딪혔느냐는 듯이 흘겨보고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어쩌는 수 없이 내가 '미안합니다' 해보지만 별로 반응이 없다. 자기는 잘못이 없고 부딪히게 한 내가 잘못이 있으며, 사과를 해도 별로 받아들일 뜻이 없다는 투이다.


길모퉁이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은 왜 그리도 많은지. 그 모퉁이라는 곳이 대부분 이쪽이나 저쪽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동선 <움직여 가는 길>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이다. 다시 말해서 비로 그 지점을 지나는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꼭 그 자리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왜냐하면 그 자리는 이쪽 저쪽이 잘 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얼른 눈에 띄게 하자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그래서 자기는 편리하게 기다리는 것이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바로 그 자리를 지나쳐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 부딪히기도 많이 한다.


당연히 조금 비켜선 자리에 자리 잡으면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덜 줄 수 있다. 지하철 입구, 길모퉁이, 골목 입구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이제 자기가 다른 사람들의 다니는 길을 막고 서서 불편을 주고 있다는 것쯤은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지하철에서 입구에 버티고 선 사람, 노약자 보호석이라고 표지가 되어 있는데도 어르신보다 더 빠른 발걸음으로 얼른 자리를 챙기는 젊은이, 어르신이 와도 비켜주지 않으려고 눈을 감은 젊은이,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준다고 그러지 말라고 방송을 하고 심지어는 어르신들이 지하철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다리를 바로 하고 앉으라고 하니까 마구 대드는 젊은 아가씨까지 도무지 우리는 지금 좌립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고 자녀들에게 기본이 되는 것은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여야할 우리 젊은이들이 이런 조그만 것도 모르고 외국에 나가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면 이것은 우리나라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조그만 것일지라도 바르게 지키는 젊은이가 되도록 우리 모두 바르게 가르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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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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