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노인들이 하룻밤 사이에 아주 변하셨다는 말을 하는데 그런 일이 있고 나면 반드시 더 나쁜 경과를 보이기 쉽다. 그것은 일상이 변하는 것 그 자체가 반드시 무엇인가 문제가 생긴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나 사춘기의 자녀들에게서도 어떤 일(사고)이 있기 전에 바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지만, 이것을 무관심하게 보아서 알아채지 못하고 무심히 보아 넘기고 말았다가 자녀에게 엉뚱한 일이 벌어진 다음에서야 후회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녀들은 부모님께 일일이 다 이야기하지 못하면 반드시 어떤 예고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녀들의 말못할 고민이나 당면한 문제에 대한 이런 예고행동을 유심히 살피지 못하면 사고가 난 후에야 '아차'하고 후회를 하게 된다.
가령 예를 들어서 지난 봄철에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아이들은 자살을 하기 전에 가정에서 부모들이 눈치챌 수 있을 만한 예고 행동이 있었지만, 가정에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무관심함 때문에 이를 알아채지 못하였던 것이 이런 불행한 사고까지 이르고 말았던 것이다. 이렇게 되도록까지 부모가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말았던 것이다.
대개의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할 때에는 미리 이런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돈이 필요하면 반드시 돈이 필요하게 되었음을 은근히 내비치지만, 일상에 쫓기고 생활이 힘든 가정에서 이를 알아주지 않고, 이것을 알아채지 못한 부모님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자신의 미숙한 생각에 매달려 순간적으로 자신을 학대하거나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다거나 극단적인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예고행동이란 어떤 것인가? 물론 부모와의 관계가 원활하여 자주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녀의 조그만 변화도 알아볼 수 있는 부모라면 당연히 그 변화도 알아볼 수 있고, 그러므로 해서 이런 예고행동이 있기 전에 이미 충분히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 자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거나, 맞벌이 등으로 자녀와의 시간을 갖기가 어려운 가정의 경우 자녀와 관계가 그리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자녀가 평소에 하지 않던 모습이나 달라진 행동을 보이면 일단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 한다.
그보다는 먼저 자녀와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레포(상호 믿음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아마도 자신의 어려움을 부모님께 의논을 드리고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문제는 그러한 준비가 없는 경우에 생기게 마련이다.
자녀가 특별히 쓸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보다 더 큰돈을 요구한다거나, 식사시간에 함께 식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거나, 평소 좋아하는 간식이 있는데도 먹으러 오지 않거나, 방 안에 틀어 박혀서 나오려 하지 않는 일, 평소와 전혀 다른 귀가 시간, 어느 친구에 대한 비난, 또는 딱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 등의 색다른 행동을 보일 때는 자녀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거나,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약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의논하고 풀어나간다면 더 이상의 좋은 일은 없다. 그렇지만, 한사코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부모도 답답하고 자녀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고통을 받기만 하는 시간이 계속 될 것이다. 이럴 때는 일단 자녀가 바라는 일을 어느 정도 허용하면서 대신 문제가 무엇인지를 말해 달라는 식으로 문제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주어야 한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어떤 처지에 처해 있는지도 모르고 있으면서 나에게 공부만 하라고 하면 단가?'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자녀는 정상적인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가기보다는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빗나갈 수도 있으니 특히 조심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알려진 명사나 유명인사의 경우 자녀가 자기가 유명한 것만큼 잘해주지 못한 것을 늘 불만스럽게 생각하겠지만, 자녀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잘 할 수 없는 자신에게 더 불만스럽고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가정의 아이들이 엉뚱한 짓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출세한 집안의 자녀들이 사고를 치거나 심지어는 범법자가 되어서 부모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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