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를 당하는 아이의 태도
내 자녀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며 괴로운 일이겠는가? 그런데 사실 우리들은 자신의 자녀만은 안전할 것이라는 안도감을 가지고 믿고 살고 있다. 그러나 언제 어떤 경우에 무슨 일로 왕따를 당하게 될는지도 모르고, 지금 당장 왕따를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이 부모의 입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 자녀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달라지고, 어떤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며,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를 알아 보아야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어떤 공식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전과 달리 자녀의 행동의 변화가 감지되면 좀 더 자세히 살피고 보살펴 주어야 할 것이다.
우선 자녀가 전과 달리 무언가 쫓기는 듯한 모습, 부모에게 무언가를 감추려고 하는 모습, 부모와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모습, 무언가를 찾거나 방안을 뒤지는 것 등의 어딘가 지금까지와 다른 행동을 보일 때는 자신에게 무언가 다른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는 신호일 것이다.
특히 자녀의 이런 행동 중에서 사춘기의 자녀가 갑자기 부모와의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거나 무언가를 감추거나 혼자 들어 박혀서 멍하니 앉아 있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서 의논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왕따 당하는 아이들의 특성이 남에게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왕따를 당하기 시작할 때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만 한다면, 무사히 넘길 수 있는 방안을 만들 수 있었을 일을 그냥 감추고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점점 더 사태를 나쁘게 만들고, 친구들에게 돈을 계속 빼앗기면서 부모의 돈을 몰래 훔치기까지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지 않았던가?
혹시 자녀가 부모님이 방안에 들어 설 때, 무언가를 감추거나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본 적이 있지는 않으셨는지 생각해보자. 그런 경우에는 자녀가 왜 이런 행동을 보인 것일까? 부모에게 무언가를 감추거나 보이고 싶지 않은 일이 있거나, 부모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일이 있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 자녀의 이상행동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자녀가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을 하고 유심히 살펴서 며칠 계속 그런 행동을 보인다면, 자녀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왕따를 당하는 동안에 힘센 동급생이나 선배들에게서 괴롭힘만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엔 아이들이 돈을 요구하거나 또 다른 무엇을 요구하여서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부모에게 의논을 할 수도 없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당장 괴롭힘을 당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부모 몰래 물건을 훔치거나 돈을 훔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런 사실을 부모가 모르고 넘어간다면 아이는 괴롭힘을 피하기 위해서 계속 훔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고, 이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으로 정착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부모의 무관심 때문에 자녀가 이렇게 망가져 가는 것을 모르고 있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픈 일이며, 그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자녀를 보살피는 일이 예전 같지 않음을 명심하고 좀더 세심히 살펴 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말수가 줄어들고 전에 없이 혼자 있고 싶어하거나, 가끔 얼굴 표정에 걱정이 어른거리는 것 같은 것을 어머니는 직감으로도 알아 낼 수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아이에게 따뜻한 어머니의 보살핌과 함께 힘드는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무엇인가 문제점을 찾아내어서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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