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의 유혹을 받기 쉬운 아이들

김선태의 <교육현장>

등록 2003.06.27 15:32수정 2003.06.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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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폐암을 선고받고 나서야 그 좋아하던 담배와의 결별을 선언하고서 금연운동에 앞장 서서 우리 국민에게 금연의 필요성을 실감 있게 알려 주었다.

그 여파로 연초에는 상당히 담배판매량이 줄어들고 국민의 금연 열풍이 점점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지난해와 비교하여 담배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담배는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면서 인디언들에게서 배운 것을 유럽대륙에 소개한 뒤 약 70여 년이 지난 1560년부터 유럽에서 재배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는 1618년(광해군 10년)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지도 약 400년 가까이 되어 가는 것이다.

가난하던 시절이었던, 1950,60년대 초반까지는 신기한 약초쯤으로 여겨지기도 하여 어른들이 어린 소년들에게도 담배를 피우게 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논밭에 인분을 뿌려서 농작물과 채소를 가꾸어 먹음으로 해서 기생충에 상당히 많이 감염이 되어 있었다. 이 기생충 중에서 회충이란 녀석이 자라는 과정에서 실핏줄을 타고 폐로 들어가서 폐의 꽈리를 뚫고 나와 기관지로 올라왔다가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몹시 쓴 물을 토하면서 못 견뎌하는 아이에게 담배를 피우게 하면, 담배연기에 취한 회충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입 밖으로 나오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런 증상을 보이는 어린 아이에게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게 하던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바뀌어서 인분을 논밭에 줄 수도 없고, 또 혹시 회충 같은 기생충에 감염이 되었다 하더라도 단 한 번 투약으로 완전하게 구충할 수 있는 약들이 나와있기 때문에 전혀 그런 걱정 같은 것은 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그런데 요즘 흡연인구의 비율이 나이 드신 어르신 보다는 젊은 청소년, 아니 어린이들 사이에서까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창 공부를 해야할 나이에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은 그 담배가 인체에 끼치는 해보다도 더 큰 문제가 있으니, 그것은 담배를 피우므로 해서 뇌에 공급될 신선한 산소의 공급이 차단되고, 정신을 맑게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성질을 지닌 니코틴이 뇌의 기억중추에 작용하여 기억력(암기력)이나 사고력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일 것이다.

혹시 이 말이 헛말이라 생각한다면 담배를 피우기 전에 맑은 정신으로 영어 단어를 암기해보고, 담배를 피워 물거나 피운 다음에 영어 단어의 암기해보면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은 시인이나 소설가 등이 담배를 피워 물거나 마도로스 파이프를 멋지게 물고 담배 연기를 피워 올리는 사진이나 영화 같은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멋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습관이겠지만, 사실 그렇게 멋을 부린 그분들이 정말 그렇게 담배를 물고서만 작품을 쓰거나 명작을 남기신 것은 결코 아니었다.

공초 오상순 같은 이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계속 담배를 물고 살았던 문인으로 유명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문인들도 담배를 끊고 맑은 정신으로 글을 쓰겠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1975년 베트남이 공산당 정권에게 나라를 내어줄 때쯤에 우리나라 군인들이 그 나라를 돕기 위해 파견이 되었었다. 이 때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알리는 사진 중에서 가끔은 어린아이들(초등학교 1학년 정도)이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때만 하여도 전 세계의 중요 담배회사에서는 담배에 더욱 중독성이 강한 성분을 집어넣어서 담배를 배우면 끊기가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던 시절이었고, 특히 어린 시절의 흡연이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청소년의 흡연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이제 전 세계에서 담배의 피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 담배를 몰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그 만큼 담배가 해로운 것이며, 담배를 피우는 자신 뿐만 아니라, 곁에서 그 냄새를 맡아야 하는 가족이나 회사 동료에게까지 간접흡연이라는 형태로 피해를 입히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자신의 건강을 위해, 그리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아니 이웃한 친구나 동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담배를 끊을 때가 되었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더 많은 흡연의 유혹을 받고 있다.

특히 맞벌이로 가정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청소년이 집에서 부모님이 피우던 담배를 호기심에 입에 대기 쉽고, 한 번 빠진 흡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처음부터 담배를 입에 대지 않도록 가정에서부터 금연교육에 관심을 가져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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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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