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192

두 권의 악인록(惡人錄) (3)

등록 2003.07.24 13:33수정 2003.07.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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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등륭미(江藤隆美)

왜문 호법으로 재직시 왜문이 선무곡을 병탄한 덕에 선무곡이 발전하였다는 망언을 하였음. 또한 문주의 신총 방문에 대하여 타 문파에서 가타부타 하는 것을 옳지 않다는 망언을 하였으며, 최근에는 왜문이 과거 북선무곡의 종주였다는 망언을 하였음.

정신 이상자이므로 반드시 아가리를 찢어 죽여야 할 인물임.


― 앵정신(櫻井新), 교본용태랑(橋本龍太郞), 촌산부시(村山富市)

왜문이 제이차 암흑대전을 일으킨 것이 외세로부터 선무곡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망언을 하였음. 또한 선무곡을 병탄한 것이 지극히 합법적인 것이었으므로 왜문에게는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다는 망언도 하였음. 아무래도 뇌 속에 좋지 않은 벌레가 있는 듯함. 산 채로 머리를 갈라 뇌 속의 벌레를 잡아줄 필요가 있음.

두개골을 가르는 데는 중병(重兵)인 도끼가 최고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되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함.

― 소택일랑(小澤一郞)

선무곡 합병에 대하여 굳이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다는 망언을 한 자로 정신상태가 지극히 편협한 자임. 아무래도 간덩이가 부은 듯하니 배를 갈라 간을 적출해 낸 뒤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사용하면 좋을 듯함.


< 중략 >

― 영공선사(英空禪師)


속세명 부래어(夫  ). 현임 소림사 장문방장.

정파 무림의 수장으로서 마땅히 정의를 수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림천자성의 아부가문 침공 등에 가담하여 정의의 이름에 먹칠한 죄를 물어 즉각 입적케 해야 함. < 하략 >


"으드드득…!"

이회옥은 악인록 권일을 덮으면서 나직이 이를 갈았다. 드디어 불공대천의 원수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태극목장을 몰살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는 지를 알고 싶었으나 아무런 단서도 없었기에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하여 살부살모의 원수이건만 찾을 길이 막막하던 차였다.

그런데 그들이 바로 철기린과 방옥두, 그리고 뇌흔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한때 가까이 했으면서도 원수를 갚기는커녕 그들에게 허리를 굽실거린 것이 너무도 원통했기 때문이다.

"어르신, 여기 있는 것들이 정녕 사실입니까?"

화담은 낮게 깔린 이회옥의 음성에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에 그를 빤히 바라보며 대답하였다.

"그렇네. 거기 있는 것들은 모두 우리 제세활빈단이 직접 조사한 것들이네. 따라서 모든 것이 사실일 것이네."
"으으음…! 알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가?"
"아, 아닙니다. 아무 일도 아닙니다."

심상치 않은 표정이었지만 화담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회옥이 이번엔 악인록 권이를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선무곡이 과거의 영광을 잃은 것은 붕당 만들어 대립하기 좋아하는 수뇌부들 때문이며, 그들이 곡의 이익보다는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한 일부 제자와 곡도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뇌부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마땅히 보살펴야할 민생(民生)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 싸움을 일삼았으며. 자신들의 이익과 배치되면 정의조차 외면하기 일쑤였기에 천벌(天罰)을 받아 그 성세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수뇌부 아래 일부 제자와 곡도들은 잘못 된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진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여 선무곡에서 정의가 사라지게 방치한 죄가 있다.

천하에서 가장 별 볼 일 없는 문파로 쇠락한 선무곡을 과거 광개토대제가 이끌던 영화롭던 시대로 되돌리려면 가장 먼저 수뇌부들 가운데 바르지 못한 자들을 솎아내는 것이 급선무이다.

아울러 그에 부화뇌동하던 일부 제자와 곡도들을 일벌백계(一罰百戒)하여 다시는 권력에 빌붙어 사적인 이익을 도모하려는 자들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제세활빈단은 선무곡의 미래를 위하여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나, 곡의 발전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건전한 보수(保守)가 아닌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수구(守舊) 집단을 영구히 제거한다.

둘, 악의 근원인 무림천자성의 편에 빌붙어 곡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나 언행을 하는 자들을 제거한다.

제거대상 명단은 아래와 같다.

― 독두환(禿頭煥) 오눌(吳訥), 수태우(水汰 ) 맹추(孟秋)

전임 선무곡주로 부정한 방법으로 곡주에 취임하였으며 이에 반발하는 수많은 곡도들을 죽게 한 장본인들.

곡주 재임시절 엄청난 은자를 착복하였으며 곡고(谷庫)에 환수하라는 명령을 받고도 지금껏 재물은 은닉하고 있음.

특히 주걱악(廚 顎) 한편(韓偏)의 부군인 독두환은 지닌 은자가 세 냥뿐이니 그거라도 필요하면 가져가라는 등 후안무치(厚顔無恥)의 극을 달리고 있음.

이들은 참수형에 처한 뒤, 일년 후 다시 부관참시(剖棺斬屍)에 처함이 마땅함. 또한 일족 모두의 재산을 몰수하여야 하며, 후손 전원을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빈민촌에 유배 보내야 함.

또한 이들의 명을 받아 동족상잔의 비극을 저지른 정용, 박규, 신희, 유성, 황시, 차헌, 최창, 장동, 허평, 허수, 이봉 등도 응분의 처벌을 가함이 옳다고 사려됨.

뿐만 아니라 비록 명을 받아 한 행동이라고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동족을 살해한 일반 제자들을 색출하여 전원 참수형에 처함이 옳다고 사려됨.

<중략>

― 청죽수사(靑竹秀士) 이법(李法)

선무곡이 왜문에 병탄되어 모든 곡도들이 신음할 때 왜문에 빌붙어 제자들을 유린한 대가로 호의호식하던 자의 자손.

이후 권력에 빌붙어 정의를 호도(糊塗)하였으며, 무고한 사람을 간세로 몰아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한 전력(前歷)이 있음.

실제와 다르게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대쪽같은 성품을 지닌 것처럼 행동하여 세인들로 하여금 선무곡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로 오인하도록 사기행각을 벌였음.

권력과 금력으로 마땅히 선무곡의 제자가 되었어야 할 자식과 사위 등 일가친척들을 빼돌려 정의와 공평을 실종시켰음.

권력을 이용하여 불법적으로 곡의 자금을 착복해놓고도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음.

선무곡주가 되겠다고 두 번이나 출마하였으나 두 번 모두 낙마한 자로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그러한 자리에 오를 자격이 없음을 알고 물러났어야 하나 그러지 않고 오히려 권력을 탐하였음. 개과천선할 확률이 전혀 없으므로 극형에 처함이 마땅함.

간특한 두뇌를 지녀 사리 판단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악의 근원인 무림천자성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으므로 마땅히 역모죄(逆謀罪)로 다스려야 할 것임.

주서(周書) 이역전(異域傳)에 고구려(高句麗)는 『모의급반역자 선이분소 연후 참수(謀議及反逆者 先以焚燒 然後 斬首)』라 하여 반역 및 역모한 자에게는 육형(肉刑)과 사형(死刑)을 함께 과(課)하는 전통이 있었음.

따라서 먹물을 들이는 자자형(刺字刑), 코를 베는 의형(岺刑), 발뒤꿈치를 베는 비형( 刑), 불알을 썩이는 궁형(宮刑), 손목을 자르는 단수형(斷手刑), 팔다리를 자르는 단지형(斷肢刑)을 차례로 시행한 뒤 대벽(大  :斬首)을 하고 다시 능지처참(陵遲處斬)에 처함이 마땅함.

또한 그에 의하여 소집 면제를 받은 그의 자식과 사위 등 일가친척들을 즉각 소집하여 제자로 복무토록 하여야 하되 규정에 열 배가 되는 기간 동안 복무토록 하여야 할 것임.

이렇게 일벌백계 함으로서 다시는 자격 없는 자가 권력을 탐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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