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이기지 못하는 어린이

사람이 살면서 어려운 고비를 맞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인데, 그 어려움을 이ㅕ내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피하려고만 하기 때문에 자살 소동이 나는게 아닐까?

등록 2003.08.04 10:52수정 2003.08.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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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중에 적어도 10여 명의 초등학교 어린이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단을 내리고 아까운 목숨을 버리는 서글픈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근본적으로 어린이들이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이기려는 의욕을 갖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 여겨진다.

최근의 어느 어린이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여서 매일 방안에 들어앉아서 인터넷에 매달렸고, 인터넷의 '아바타' 놀이에 취해 날마다 아바타에게 새로운 옷을 사서 입히는 일을 계속 하다 보니까 통신 요금이 월 몇십만 원씩이나 나오고 말았다. 이를 발견한 부모는 그런 아이를 나무랐고, 꾸중을 들은 아이는 그 꾸중을 이기지 못해서 자살이라는 마지막 길을 택하고 말았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사람으로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모가 애지중지 길러 주셨고, 힘들게 뒷바라지 해오셨는데 단돈 몇십만 원에 자식을 죽게 만들려고 나무라셨을까? 그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돈도 돈이지만 그렇게 매달리다 보니 다른 일인들 제대로 했겠는가? 그러니 이것저것 나무라셨을 것이다. 부모로서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 걱정을 한 것이지 미워서 나무라한 것은 아니었을 것인데, 이런 꾸중을 좀 들었다고 그걸 못 참고 목숨을 버릴 만큼 큰 꾸지람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의 그 정도의 꾸중조차 견디지 못할 만큼 연약한 콩나물로 자라났던 것이다.

친구들의 왕따에 못 견뎌서 목숨을 버린 아이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늘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어린이들과 마음을 열어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노력을 한다. 소위 레포가 형성되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늘 어린이들에게 어려움이 있는지 질문지를 던져 보기도 하고, 소리함을 만들어서 들어 보기도 하면서 애를 쓰지만 '왕따'라는 것이 본래 남몰래 이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쉽게 발견이 되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발견하지 못한 학교에도 무거운 책임이 있겠지만, 어린이들도 이런 일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무서우니까 감추고 당하면 언제까지 감춰지고 언제까지 당하고만 살 것인가?

만약에 요즘 많이 일어나는 것처럼 유괴 사건이 났다고 하자. 이런 사건의 당사자인 부모는 자녀의 안전이 걱정이 되어 범인이 신고하지 못하게 말리는 말을 그대로 지켜야 할지, 아니면 신고를 해야 할지 망설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언젠가는 수사를 해야 한다면 빠를수록 그 범인을 잡을 확률도 높고 그러므로 해서 자녀의 안전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걸 감추고 범인이 하자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무사히 자녀가 돌아오면 그 이상 다행한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번에 어느 대학생 유괴처럼 범인은 자기 얼굴을 아는 유괴된 자녀를 살려 두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므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놓치고 말아서 결국 주검으로 돌아오고 말았지 않았는가?


'왕따'도 일찍 알려주면 훨씬 더 편안하게 처리될 수 있는 길도 있는데, 이를 미루다가 일을 저지르고 마는 경우는 너무 안타깝고 불쌍한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 청소년들이 너무 허약하게 자라서 자신의 앞길에 가로막힌 장애물을 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요즘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자력으로 해결하려는 의욕을 잃어버리게 기르고 있다고 말한다면 너무 한 것일까?


누에고치가 번데기가 되어서 나오는 과정을 살핀 어느 학자가 그렇게 힘들이지 않게 고치에 구멍을 뚫어서 번데기가 나오기 쉽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다른 번데기 보다 훨씬 더 쉽게 그리고 편안하게 나온 번데기는 다른 번데기들이 모두 늦게 나와서도 날개짓을 하면서 날아간 다음까지 날지를 못하였다.

그 이유는 번데기가 나오면서 애를 쓰고 누에고치를 뜯어내는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에 몸의 힘을 기르고, 근육이 강화되었지만, 고치를 잘라준 번데기는 그런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날개가 힘을 얻지 못하였던 것이다.

또 하늘의 왕자 독수리는 둥지 밑에 바윗돌이나 가시덤불이 있는 곳에서 새끼를 부화하여 길러 내어서 혼자 날기 연습을 할 무렵에 '이제 혼자 날아 보아라' 고 훈련을 시작하는 날, 어미는 새끼를 둥지에서 밀쳐 버린다고 한다. 날개를 퍼득이며 날지 않은 새끼는 둥지 밑의 바윗돌이나 가시덤불에 찔리고 다쳐서 혼이 나게 마련이다. 그런 다음 번에는 다시 밀치면 악착 같이 나르려고 노력을 하게 된단다. 그리하여 스스로 날개짓을 하여서 날아 오르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동물들도 이렇게 스스로 나르도록 가르치는데 온 힘을 다하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들은 자녀가 귀엽다고 감싸고 학교 안에서 일어난 사소한 장난까지 개입을 해서 보호만 하려고 하면, 그 아이가 언제 홀로 서고, 홀로 나를 수 있겠는지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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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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