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데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

등록 2003.08.22 09:16수정 2003.08.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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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사람은 제 먹을 것은 타고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그래서 자식을 많이 가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을 가지고 살아오셨던 것이다. 오복 중의 하나가 <多男(다남)> 이라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편 이 말은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살아 갈 수 있는 능력 곧 재주를 타고난다는 말이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말은 아무 재주도 없는 사람으로 여겼더니 뜻밖에 나름대로 재주를 부린다는 뜻으로 쓰인다. 사람이란 누구나 자기가 살아갈 방법을 찾아 노력을 하게 되어 있고 또 그런 재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오직 그것을 잘 찾아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와 그런 재주를 길러 주지 못하여 고생을 하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자신이 잘 하고,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는데, 하기 싫은 일을 시키면서 그 길만이 사는 길이라고 억지로 떠미니 자녀는 답답하고 부모는 자녀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속상하고 그러는 것이다.

동물들의 학교가 있다. 학생은 토끼와 호랑이와 곰과 참새와 두더지이다. 이 동물들에게 학교 공부가 시작되었다. 1교시 국어시간, 오리 선생은 각자의 소리가 다른 이 동물들에게 모두 똑같은 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억지로 '꽥꽥' 소리를 가르쳤다. 아무리 가르쳐도 어느 누구도 오리 소리를 제대로 내는 동물은 없었다. 오리 선생님 혼자서만 '꽥꽥' 소리를 지르다가 첫 시간이 끝나고 말았다.

2교시 음악시간이었다. 꾀꼬리 선생님이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를 부르자고 꾀꼬리의 노래를 이 동물들에게 가르쳤지만, 어느 누구도 꾀꼬리를 흉내내는 일조차 할 수가 없었다. 3교시 체육시간에는 기린 선생님이 멀리 뛰기를 가르치셨다. 호랑이와 토끼는 열심히 따라 하였지만, 곰은 뛰다가 뒹굴고, 참새는 그 작은 몸집으로 기린만큼 뛴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두더지는 아예 뛰는 일은 하지도 못한다고 땅 속으로 숨어 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며칠을 공부하는 동안에 동물들은 학교 공부가 재미없고 어려워서 나가기가 싫어졌다.

학교에서는 더 이상 동물들을 가르치는 방법이 없어서 모두 모아 놓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을 하였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모두 자기가 잘하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호랑이에게 풀을 먹으면서 노래를 하라고 가르쳐 보았자 될 리가 없는 일이었고, 토끼에게 사냥을 가르쳐 보았자 무슨 수로 다른 짐승을 잡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곰 더러 뛰라고 하는 것보다는 나무에 오르는 일은 훨씬 편하고 쉬운 일이지만 다른 동물들은 할 수 없는 재주였다. 두더지는 땅 위에서 활동을 할 수도 없고 달리기도 나무 오르기도 노래하기도 배울 수는 없지만, 땅을 파는 일만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었다. 참새가 노래를 하거나 사냥을 하거나 멀리 뛰기는 할 수 없지만, 잘 나를 수 있고, 모둠발로 팔짝팔짝 뛰는 일쯤은 누구에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동물들에게 모두 자신이 타고난 이런 재주를 좀더 잘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가르치면서 더욱 멋지게, 더 잘 써먹을 수 있게 도와주기로 하였다. 동물들의 학교는 날마다 즐거운 소리가 넘쳐나고 즐거운 노래로 가득 찼다. 다른 동물이 못하는 자신만의 재주로 학교의 일을 도와서 학교는 모든 동물들의 도움으로 더욱 멋지게 아름답게 가꾸어져 갔다.

이 이야기는 어디서 읽은 이야기를 좀더 다른 방향으로 각색을 해본 것이다. 사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 이런 학교의 교육에 대해서 늘 걱정이 되고 좀 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각 선생님마다 한 가지씩의 새로운 경연대회를 마련하자고 학년초에 준비를 하기 하였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2학기에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자랑을 갖게 해주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여 모든 어린이가 '나는 ∼은(에서는) 우리 학교에서 제일이다'는 자랑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기 위한 행사를 해주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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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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