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하우스
삶 혹은, 인생이란 단어 속에는 기쁨보다는 슬픔, 웃음보다는 눈물이 좀 더 많은 비율로 녹아 있다. 이 비율은 재벌과 가난뱅이가 다르지 않고, 또한 대통령과 서민이 다르지 않다. 하여 수많은 철학자들은 "슬픔은 인간의 주성분"이란 말로 간단찮은 세상살이를 푸념하기도 했다.
슬픔과 눈물로 점철된 인간의 삶.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그 고통의 길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존재는 없는가?
MBC 다큐멘터리 '가족'의 제작진이 800여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내놓은 책 <가족>(북하우스)은 위 질문에 "있다. 그것은 바로 가족이다"라고 답하고 있다. 기쁨과 웃음이 아닌 슬픔과 눈물의 공동체라 할 가족.
지난 9월21일 밤부터 방송되고 있는 MBC의 다큐 '가족'은 여러 사람을 울리고 있다. 어머니와 딸,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고 있는 가족. 잡다한 방송장치나 장황한 꾸밈없이 단순한 인터뷰만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대체 가족이 왜 중요한 존재인지를 구구한 설명 없이도 시청자들에게 절절하게 전달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책 <가족>은 바로 이 다큐 프로그램에 다 담지 못한 사연들을 실었다.
거기에는 내리 딸 여섯을 낳았다는 이유로 평생 더운 밥 한번 먹지 못하고 살아온 할머니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있고, 반항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전락한 늙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한숨이 있으며, 여기에 더해 맨몸 맞대고 살아오면서도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남편에 대한 아내의 하소연까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슬픔과 눈물 속에서도 서로의 체온에 기대 힘겨운 발걸음으로 세파를 헤쳐 가는 가족. 그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을 확인한 한 딸은 방송국 시청자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렸다고 한다.
"벌써 잊어버렸어요. 둘째 아이 힘들게 낳으면서 '엄마'하고 울었는데,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해서… 우리 엄마도 이렇게 힘들게 날 낳으셨구나. 정말 잘해드려야지 했는데 벌써 잊어버렸더라구요. 잊어버린 마음 찾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다큐멘터리 '가족'이 아닌 책 <가족>을 읽은 독자들 역시 이런 마음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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