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두둑에 비닐을 씌우는 필자박소현
아직 한해를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 산골마을에는 여름도 짧고 겨울은 엄청 길다고 한다.
지난 4월 15일, 밭을 갈아엎고는 아직 밭에다 파종을 하지 않았다. 이웃 농사꾼 노씨의 말이 여기는 다른 곳보다 보름이나 한 달 이상은 늦게 모종을 내거나 씨앗을 뿌려야 된다고 했다.
아직 주민등록을 안흥으로 옮기지 못해 지난번 총선거 날 투표를 하고 이튿날 내려오다가, 밭에다 심으려고 횡성 장에 가서 고구마 순을 샀으나 아직 밭에 내기가 이르다고 해서 뜰에 두었다가 그만 얼려버렸다.
그런데 시골의 밭을 지나면서 유심히 보면 요즘은 전국 어디나 죄다 밭두둑을 비닐로 덮고 거기다가 구멍을 뚫고 씨앗을 심거나 모종을 내고 있었다.
그 영문을 알아봤더니 비닐을 덮지 않으면 잡초 때문에 김 매는데 여간 힘들지 않다는 것과 비닐을 덮으면 보온도 되고 가뭄도 덜 타기에 이 즈음은 너나없이 모두 비닐을 씌운다고 한다.
내 집 텃밭이 얼마 안 되지만 기왕에 농사를 짓기로 하였으니 격식을 갖춰 비닐을 덮기로 했다. 비닐 덮는 일을 노씨에게 연수를 받고자 몇 날을 벼르다가 어제야 서로 시간이 맞아서 현장 실습을 마치고 오늘은 아내와 함께 비닐을 덮기로 작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