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복녀-열다섯 살에 팔십원에 팔려서 이십 년이나 연상의 홀아비에게 시집을 가게 됩니다. 무능하고 게으른 남편 때문에 결국은 빈민굴로 굴러 들어가게 됩니다. 배고픔으로 거지 행각을 시작하고 기자묘 솔밭의 송충이 잡는 일을 하러 나갔다가 감독에게 몸을 팔아 일 안하고 품삯을 많이 받는 인부 중의 하나가 됩니다. 원래 가난했지만 정직한 농가에서 자란 복녀는 이후 세상을 쉽게 사는 방법을 알고는 거지들에게까지도 몸을 팝니다.
어느 날 중국인 왕서방의 밭에서 감자를 훔치다가 발각된 복녀는 왕서방에게 몸을 주고 돈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남편조차도 묵인해 주며 왕서방의 정부로 전락하게 되고 빈민굴에서는 제법 부자가 됩니다. 그러나 왕서방이 처녀 마누라를 사오자 질투를 느껴 낫을 들고 신방에 들어갔다가 도리어 왕서방이 휘두른 낫에 죽게 됩니다.
복녀의 시체를 두고 남편, 왕서방, 한의사간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돈 삼십 원에 매수된 남편의 동조로 뇌일혈로 죽었다는 진단으로 공동묘지에 묻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