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43

보따리 내놔요! (1)

등록 2004.06.30 15:43수정 2004.06.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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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 방금 뭐라 하시었소? 쌍둥이라니요? 금시초문이외다.”
“그럴 것이오. 본 보주가 쌍둥이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만천하에 오로지 우리 형제뿐이기 때문이오.”

“세상에……!”
“그러니 놈들에게 제아무리 뛰어난 식별 능력이 있다하더라도 결코 알아내지 못할 것이외다.”
“으으음…!”


아부 가문의 문주 오사마는 너무도 놀라운 이야기에 잠시 할말을 잊은 듯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는 후세인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쩌면 쌍둥이 동생이 희생되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월빙보에는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모르는 중대 비밀 한 가지가 있다. 문주가 쌍둥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아들인 후다이와 후사이조차 몰랐던 비밀로 이는 언제 누가 보낼지 모를 자객을 극도로 경계하기 위함이었다.

후세인은 언제나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주변에 두었다. 어찌나 흡사한지 한참을 살피지 않으면 도저히 식별하지 못할 정도이다.


그중 하나가 쌍둥이 형제였지만 누구도 그가 보주의 쌍둥이 동생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자식에게도 숨길만큼 엄밀히 비밀을 유지한 덕이다.

이런 조치 덕분에 암살의 위기를 넘긴 적이 있으며 그것은 유명한 일화가 되었다.


그렇기에 무림천자성에서도 월빙보에 후세인과 닮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진짜를 구별해 낼 수 있을지를 다각적으로 연구한 바 있다.

어젯밤, 후세인 형제는 심각히 논의한 결과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아우의 은신처를 무림천자성에서 심어둔 간세에게 슬그머니 흘리기로 한 것이다.

현재는 집요하게 월빙보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니는 무림천자성의 개들에 의하여 완전히 포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제 어떻게 체포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그들을 떼어놓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아우가 체포되면 더 이상의 수색은 없을 것이다. 그 틈을 타 다른 곳으로 숨어든 뒤 후일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그나저나 어떤 방법으로 소식을 전할 것이오? 현재로선 전서구(傳書鳩)를 이용하는 방법은 권장하고 싶지 않소만…”
“본 문주도 그리 생각하오. 하여 믿을 만한 수하들을 통해…”

“그것도 위험하외다. 무림천자성에서 거액의 현상금을 건 상황이니 이젠 수하들도 믿을 수 없소. 심복이라 할지라도 놈들에게 생포되어 고문을 당하면 털어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하니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을 듯싶소이다.”
“그럼 어떤…?”

“정의수호대원들을 이용합시다.”
“뭐라고요? 정의수호대원이라니요? 놈들은 적이 아니오?”

“그렇소이다. 철천지원수이외다.”
“헌데 어찌 그런 놈들을 믿고…?”

“하하! 믿다니요? 어찌 무림천자성의 개 따위를 믿는다는 말씀이오? 그건 아니 될 말씀이외다.”
“그러면 어찌…?”

금금존자 오사마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본인이 익힌 무공 가운데 섭심미령대법(攝心迷靈大法)이라는 것이 있소이다. 이것으로…”
“그럼 섭혼술(攝魂術)로…? 그걸 사용하면 눈동자가 뻘겋게 충혈되어 놈들이 쉽게 눈치를 챌 터인데 어찌…?”

“하핫! 왜 모르겠소? 보통의 섭혼술을 쓰면 그리 된다는 것을 본 보주도 잘 알고 있소이다.”
“그런데 어찌 그 방법을 택하려…?”

“후후! 섭심미령대법에는 계집들에게 사용하는 수법이 따로 있소이다. 일명 몽환열락대법(夢幻悅樂大法)이라 하는 이것은…”
“몽환열락대법…? 호오! 그 이야기는 언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소이다. 헌데, 그건 석녀(石女)도 쾌락에 젖어 울부짖게 만든다는 방중술이 아니오?”

“하핫! 문주도 그렇게 알고 계시는구려. 세상에 알려진 몽환열락대법은 분명 방중술이오. 하여 많은 사내들이 이를 익힌다는 것도 알고 있소. 허나 그들은 절반만 익힌 것뿐이외다.”
“절반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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