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77

두 개의 천뢰탄 (5)

등록 2004.10.06 13:06수정 2004.10.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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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겠는가? 이것을 여기서 폭발시키려는 것이 단순히 화산 하나가 터지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네.”
“으음! 그럼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그렇네. 이곳은 가뜩이나 지하수가 부족한 곳이네. 우리가 이동하는 이 통로에 원래는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마구 빼 쓰는 바람에 고갈된 것이지.”
“……?”


단원들은 다음엔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화담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화산이 폭발하면 그 압력 때문에 인근 수맥의 지하수가 빨려올 것이네. 그것은 원래 다른 화산의 용암을 식혀주던 것이지. 따라서 인근에 있는 화산들은 용암을 냉각시킬 지하수 부족 현상이 일어나지. 그러면 어떤 일이 빚어지겠는가?”
“설마……?”

단원들이 엄청난 화산 폭발을 상상하는 듯한 표정을 짓자 화담은 빙그레 미소지었다.

“허허! 그렇네. 자네들의 생각처럼 하나의 화산이 폭발하면 곧이어 주변 화산이 순차적으로 폭발하는 연쇄 폭발이 일어나게 되지. 모두 지하수 부족으로 인한 현상이네.”
“……!”

화담의 소상한 설명에 단원들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선무곡 방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천뢰탄을 굳이 이곳까지 운반시킨 이유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왜문의 화산들은 마치 척추처럼 정확히 섬 중앙에 일직선으로 배열되어 있네. 이것들이 일제히 용암을 뿜어내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빚어지겠는가?”
“과연, 과연! 어르신, 정말 대단하십니다. 천뢰탄 하나로 수십, 수백여 개의 효과를 낼 묘안을 생각해 내셨으니….”

“맞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하!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렇게 하면 나쁜 놈들이 엄청 많이 죽겠군요.”


단원들은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자신들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묘안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본 화담은 빙그레 미소를 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허허! 그게 끝이 아니라네.”
“예에…? 그럼 또 뭐가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허허! 생각해보게. 연쇄적으로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그야, 엄청난 용암의 분출로 많은 인명이 살상되겠지요.”

“허허! 그것뿐일 것 같은가?”
“그럼 또 뭐가 있습니까?”

“화산이 폭발되면 지하수도 뿜어 올려진다는 설명은 하였지?”
“예! 그건 조금 전에….”

“생각해보게. 왜문 전체의 화산이 일제히 폭발한다는 것은 지하에 있던 모든 지하수가 유출된다는 것을 의미하네. 그렇게 되면 화산 내부와 지반이 텅 비게 되겠지?”
“그, 그렇습니다.”

“그럼 내부의 압력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면 어떤 일이 빚어지는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어떤 일이라니요?”

단원들은 상상이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허허! 화산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면 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거대한 균열이 발생되고, 지반이 가라앉음으로 해서 왜문 전체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게 된다네.”
“예에…? 바다 속으로요? 그, 그럼…?”

“그렇네. 완전 몰살이지! 노부의 계산이 맞다면 왜문 사람 가운데 구 할 하고도 구 푼 구 리 가량이 수장(水葬)될 것이네.”
“어, 어떻게 그런…!”

화담의 말에 너무도 놀란 단원들은 말을 제대로 이을 수 없었다. 천뢰탄 하나로 왜문 전체를 바다 속에 빠트리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말살시키겠다는 너무도 엄청난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놀란 표정을 짓건 말건 화담은 냉엄한 표정을 지은 채 다시 말은 이었다.

“엄청난 해일 때문에 살아남기도 힘들겠지만 천우신조로 선무곡 해안까지 헤엄쳐 간다하더라도 아마 생존자는 없을 것이네.”
“그건 또 무슨……?”

“이곳에서 대 폭발이 일면 준비해두었던 죽창(竹槍)을 들고 일제히 나설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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