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씨알 콕콕콕 박힌 해바라기이종찬
"빛나야! 저게 무슨 꽃이지?"
"저것도 꽃이야?"
"저게 해바라기란다. 지금은 비록 꽃이 말라 붙어 씨앗만 남았지만 꽃이 피어 있을 때는 하늘에 떠 있는 해와 꼭같이 생겼단다."
"근데, 왜 저 꽃 이름을 해꽃이라 하지 않고 해바라기라고 붙혔어?"
"저 꽃에 얽힌 전설 하나 들려줄까?"
그리스 신화에 보면 바다를 다스리는 포세이돈이란 신이 있었단다. 포세이돈은 제우스 다음으로 힘이 센 그런 신이었지. 그 포세이돈에게는 '님프'라고 부르는 어여쁜 두 딸이 있었어. 포세이돈은 두 딸 님프를 너무나 아낀 나머지 밤에만 밖으로 나가서 놀 수 있게 했지.
그날 밤에도 님프 자매는 집 밖으로 나가 달님과 별님을 동무 삼아 놀다가 그만 해가 뜨는 줄도 몰랐어. 이윽고 동녘에서 찬란한 해가 떠오르자 님프 자매는 난생 처음으로 태양의 신 아폴론을 바라보게 되었지. 그 순간 님프 자매는 자신들도 모르게 아폴론에게 마음을 몽땅 빼앗기고 말았어.
그때 첫 눈에 아폴론에게 포옥 빠진 첫째 님프 '크리티(Clytie)'는 동생도 자기 이상으로 아폴론에게 폭 빠져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단다. 크리티는 아폴론을 혼자 차지할 욕심에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달려가 동생이 해가 뜨도록 놀았다고 일러 바쳤지. 그 말에 놀란 포세이돈은 둘째 님프를 집에 가두고 말았어.
이제 아폴론을 독차지할 수 있게 된 크리티는 아버지 포세이돈 몰래 낮에도 집 밖으로 나와 아폴론이 자기만을 사랑해 주기를 애타게 기다렸단다. 하지만 아폴론은 그런 첫째 님프를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았어. 태양의 신이었던 아폴론이 크리티의 그런 욕심을 모를 리가 없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