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에 물든 내 고향 구미 금오산, 부처님이 누워있는 모습이라 하여 '와불상'이라는 별칭도 얻고 있다구미시
‘박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를 클릭해 보면 이 기사가 490번째로 기록될 것이며, 기자회원방의 등록기사에는 꼭 500번째로 등록될 것이다.
내가 기자로 등록한 지 2년 8개월이 됐다. 나는 970일 동안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가사를 송고한 셈이다. 나보다 더 열정적으로 기사를 쓴 분도 많겠지만 <오마이뉴스> 기자회원 가운데 필자도 기사를 많이 쓴 축에 낄 것 같다.
나는 요즘 거의 하루 종일 방안에서만 지내고 있다. 곰곰 생각해 보니까 아마도 하늘이 나에게 조금 쉬라고 ‘휴식’이란 벌을 준 것 같다(나는 지난해 두 권의 책을 냈고, 올해는 세 권의 책을 펴낼 예정이다).
통원 치료와 식수 문제로 안흥을 떠나 서울에서 지내면서 그동안 연재를 이어왔는데 당분간 연재도 조금 쉬어야겠다. 서울에서 지내면서 ‘안흥 산골에서 띄우는 편지’를 쓰자니 마음이 편치 않아서다.
손전화도 충전을 해야 계속 쓸 수 있다. 사람의 머리도 가끔은 쉬면서 빈 머리를 채워야 계속 건강할 것이다. 그저께 안흥 집에 갔다가 글방에 들러 책꽂이에서 책 한 권을 집어왔는데 많은 책 가운데 <논어>였다. 왜 하필 논어였을까?
그것은 무의식중에 할아버지의 음성이 그리웠나 보다. 나는 어린 시절 아침밥을 먹고 나면 사랑으로 건너가 할아버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고서 강독을 받았다. “자왈(子曰)…”의 ‘자왈’이 뭔지도 모르면서 곰팡내 나는 고서를 할아버지의 선창에 따라 앵무새처럼 읽고 외던 일이 그 얼마나 지겨웠던가!
“자왈(子曰), 군자는 식무구포요, 거무구안이라(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자왈, 군자는 식무구포요, 거무구안이라.”
“공자 가라사대, 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고 사는데 편안함을 구하지 않느니라. ….”
“공자 가라사대, 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고 사는데 편안함을 구하지 않느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