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 세계유산 등록 지금부터 시작이다

보류는 결말이 아니다 진행 중이란 뜻이다

등록 2005.03.28 11:06수정 2005.03.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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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 낙안읍성 주민과 면민의 염원을 담아 작성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서류'는 2년이란 긴 시간동안 검토를 하다 얼마 전 '주변정비가 부족하다는 이유'와 '주민들의 종합적 계획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들도 잘 모르는 일, 더구나 대다수 면민들은 아직도 희망의 꿈을 매일 꾸고 있다. 그럼 과연 낙안읍성을 세계적 관광지로 만드는 계획은 물 건너 간 것일까?


a 하얀 눈에 덮힌 지난 겨울 낙안읍성, 아름다운 우리의 유산이자 세계의 유산이다.

하얀 눈에 덮힌 지난 겨울 낙안읍성, 아름다운 우리의 유산이자 세계의 유산이다. ⓒ 서정일

낙안읍성을 세계유산으로 등록시켜야 한다고 최초로 주장한 곳은 순천시 장천동에 있는 (사)유네스코 순천협회. 무형문화유산 '판소리'를 세계유산에 등록시킨 개가를 올린 단체다. 그런 만큼 나름대로 노하우도 갖고 있으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판단하여 추진하게 되었다는 이태호 회장. “보류란 단어는 결말이 아닌 진행 중이란 뜻”이라며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책꽂이 한편에 꽂혀있는 관련서류를 끄집어 내 보인다.

"처음엔 손발이 척척 맞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유산으로 인정된다는 것은 국가적인 경사나 마찬가지. 여기저기서 희망의 삽을 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일이 진행될수록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이다 보니 슬그머니 발을 빼게 되는데 '가장 적극적이어야 할 순천시가 제일 먼저 손을 들었다'고 이 회장은 말한다.

물론 문화재청의 처사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낙안읍성을 계획하고 만든 주체이면서도 '주차장 주변에 난립된 음식점 정비'라는 문제에 관해 지적만 할 뿐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종합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며 종합계획을 현주민에게 요구하는 것이나 '주민들이 지키고 가꾸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등 모호한 평가만 내리는 것은 한마디로 집을 만들어 놓고 세 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집을 뜯어 고쳐서 좋게 만들고 열심히 가꾸겠다고 서약하라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a 낙안읍성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주장하고 추진했던 (사)유네스코 순천지부 이태호 회장

낙안읍성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주장하고 추진했던 (사)유네스코 순천지부 이태호 회장 ⓒ 서정일

그럼, 이회장이 지적한 순천시는 어떻게 일을 처리했을까? 먼저 순천시 의회 박동수의원은 낙안읍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는 일은 커다란 경사라고 생각했다면서 의회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 의사를 내 놓았었다고 회고한다. 단지, 순천시에서는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엄두가 나지 않아 미온적인 태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예산도 문제였던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물론 순천시에서 미온적이었는지 적극적이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근거를 찾기는 쉽지 않다. 단지 당시 세계유산으로 등록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선행조건들이 많았었다는 대답정도다. 현재로는 문화재청에서 보류한다면서 보완을 요구한 것을 서로 협의해야 할 단계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는 순천시에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 만약 등록을 위한 단계에서 미온적이었다면 더더욱 그렇다.


한편 주민들의 반성도 필요하다. 그렇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지난 20여 년간의 시간도 반드시 되돌아 봐야 하기 때문이다.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하지만 배려 또한 많았음을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낙안읍성 세계유산 등록에 최선을 다해 계획도 수립하고 의지도 불태우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주민들의 의식이 먼저 변하지 않으면 상황을 호전되기를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a 순천시의회 박동수 의원, 시의회 차원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논의했었다고 회고한다

순천시의회 박동수 의원, 시의회 차원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논의했었다고 회고한다 ⓒ 서정일

사실 낙안읍성이 세계유산으로 되느냐 마느냐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좀 더 빨라질 수도 늦어질 수도 있다는 뜻. '보류는 결말이 아닌 진행 중'이라 표현하는 이태호 회장의 말을 되새겨 우리 모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함께 만들어가자 아름다운 낙안읍성
http://www.nagan.or.kr

덧붙이는 글 함께 만들어가자 아름다운 낙안읍성
http://www.nag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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