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설문조사로는 대책이 나오기 어렵다"

낙안읍성 설문조사하는 조선대 김재웅 교수

등록 2005.03.27 18:50수정 2005.03.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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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낙안읍성 입구에선 '작지만 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조선대 실내건축과 김재웅 교수와 10여명의 학생들이 그 주인공. 이들은 방문하는 사람들을 향해 설문지를 내 보인다.


a 조선대 실내건축학과 김재웅 교수. 20여 년 된 자료가 고작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에 설문조사를 직접 나서게 되었다면서 작성된 설문지를 하나 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조선대 실내건축학과 김재웅 교수. 20여 년 된 자료가 고작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에 설문조사를 직접 나서게 되었다면서 작성된 설문지를 하나 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 서정일

세 장으로 된 민속마을 보존을 위한 설문지. 이 설문지에는 어떤 형태로 관광이 이뤄지며 만족도는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보존과 활용면에서 방문자들의 생각은 어떤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다양한 질문이 실려 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바삐 움직이는 그들에게서 또 다른 낙안읍성의 미래를 보게 된다.

"방문자들의 교육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김 교수는 낙안읍성이 관광지기 이전에 사적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사적지 관람 태도를 갖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안내서나 입장권에 관람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을 상세히 적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조언한다. 관람객들의 변화를 요구하는 그의 주장은 신선해 보였고 관람객들까지 동참해야 한다는 김 교수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a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낙안읍성을 찾았다. 이번 주말에 방문한 사람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낙안읍성이 나가는데 일조를 하게 된 셈이다.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 관람객들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낙안읍성을 찾았다. 이번 주말에 방문한 사람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낙안읍성이 나가는데 일조를 하게 된 셈이다.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 관람객들 ⓒ 서정일

설문지의 공란이 하나 둘 메워지더니 어느새 수북히 쌓인다. 그러더니 또 다른 설문지를 챙겨들고 어디론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좀더 두툼해 보이는 설문지는 거주자들의 생활상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는데 훨씬 다양하고 깊이가 있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가지 물리적 변형이 생긴 것에 대한 조사가 주된 목적이지만 현주민의 의식형태까지 알아보려는 시도는 설문지 곳곳에서 엿보인다. 자칫 엉뚱한 결론으로 이어질까봐 세부적인 항목까지 자세히 넣다보니 설문지가 여덟장으로 불어났다면서 성실한 답변이 이뤄질지 조금은 걱정이라 말한다.


"3차에 걸쳐 논문형태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실 설문조사는 조사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는데 있다. 설문지를 집계하고 통계를 내서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설문조사의 노력과는 차원이 다른 것. 밤낮없이 연구실에서 생활할 그를 생각하니 이심전심 측은한 마음까지 든다.


"왜 낙안읍성을 택했냐"는 질문에 변화와 변형은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는데 자료는 20여년 전 사적지로 지정될 당시의 것이 전부인 것 같아 짚어볼 필요가 있었음을 느꼈다고 한다.

a 학생들이 거주자용 설문지를 들고 직접 주민들을 찾아가 설문조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학생들이 거주자용 설문지를 들고 직접 주민들을 찾아가 설문조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서정일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부터 젊은 교수들을 주축으로 문화자원을 다시 바라보는 모임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 교수 또한 그 모임의 일원인데 전남에 산재한 문화자원을 챙겨보려는 그들의 시도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무튼 이번 조사를 토대로 작성될 논문에 거는 기대가 기자 또한 남다른 것은 그것을 계기로 한층 더 성숙된 낙안읍성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낙안읍성
http://www.nagan.or.kr

덧붙이는 글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낙안읍성
http://www.nag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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