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새책8권] 게바라, 마오쩌둥, 그리고 에드거 스노

혁명가와 혁명을 기록한 사람의 삶을 그린 책들

등록 2005.03.29 16:00수정 2005.03.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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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위대한 삶'을 들여다보다
- 김영범의 <체 게바라 vs 마오쩌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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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비소리

이제는 하나의 문화현상 혹은, 전설로 자리잡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 사후 38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세상'과 '인간다운 삶'을 꿈꾸는 모든 청년들의 가슴에 살아남아 함께 숨쉬고 있다.

"우리 모두 사실주의자가 되자. 그러나 가슴 한 구석 이룰 수 없는 꿈 하나를 가지자. 누가 뭐래도 인간은 꿈의 세계에서 내려온다"라는 다분히 시적인 그의 진술과 함께.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에서 봉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중국에 '사회주의 혁명'의 씨앗을 뿌린 마오쩌둥. '대장정'과 '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으로 대표되는 그의 행적은 아직도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인간을 향해있는 혁명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 미학과에서 예술이론을 공부하고 있는 김영범이 앞서 언급한 두 혁명가 체 게바라와 마오쩌둥의 삶의 궤적을 일목요연하게 추적해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체 게바라 vs 마오쩌둥>(숨비소리). 가볍고, 얇은 책이지만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거나 소홀히 넘겨도 될 만큼 허술하지 않다.

김영범의 안내에 따라 두 혁명가의 행적을 좇다보면 왜 장 폴 싸르트르(프랑스의 철학자)가 게바라를 두고 "20세기 가장 위대한 인간"이라 추앙했는지, 마오쩌둥이란 인물이 왜 핵이빨(?)로 악명을 떨친 복서 마이크 타이슨에게까지 존경받는지 알게 된다. 타이슨의 팔뚝에는 마오의 얼굴이 문신으로 새겨져있다.

'저널리스트'의 전범과 만나다
- 최재봉 역 <에드거 스노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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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사

1920년대 중반 증권투자로 약간의 돈을 거머쥔 이십대 초반의 한 미국인 청년이 머리도 식히고 삶의 에너지도 재충전할 겸 중국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거기서 목도한 중국 서북부의 대기근(약 500만명이 사망)은 이 청년의 생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그는 거시적으로는 삶과 죽음, 미시적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전쟁과 폭력을 기록하는 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딜레땅뜨였던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스페인내전을 겪고는 혁명가로 변신하는 것과 유사한 사례다. 저널리즘의 역사에 기록될 기자 한 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에드거 스노(1905~1972).

한겨레신문 문학전문기자인 최재봉이 번역한 <에드가 스노 자서전>(김영사)은 용기와 재능을 갖춘 저널리스트에 관한 보고서인 동시에 그가 겪었던 신난고초와 애틋한 사랑까지를 동시에 담고 있는 매력적인 읽을거리다. 한 인간의 희망과 절망, 환희와 환멸을 만나는 건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

매력적인 자유주의자이자 중국 사회주의혁명 지도자들의 친구, 진실한 사랑을 갈구했던 낭만주의자 에드거 스노의 빛나는 삶을 보다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힘은 번역자의 문장에서 온다. 적확한 단어사용과 치밀한 문체로 '문학기자'의 한 전범을 보여주고 있는 최재봉답다.

한줄 이상의 의미로 읽는 신간들

요제프 크바트플리크의 <세기의 인간>(생각의나무)

앙리 뒤낭과 프리드쇼프 난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게테 콜비츠, 빌리 브란트와 마틴 루터 킹… 타자에 대한 사랑과 세상에 대한 연민으로 인류역사에 지울 수 없는 발자국을 찍은 20명의 사람들.

지난 시절 그들의 삶을 통해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인간은 이 세계와 유한한 삶으로부터 대체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엄혹한 질문 앞에 우리를 세우는 책. 김지영이 번역했다.

<정현종 시선>(시와시학사)
<나는 별아저씨> <한 꽃송이>의 시인 정현종. 그가 펼쳐 보이는 시적 진경에 빠져보자. 시인의 자필을 만나는 기쁨이 각별하다.

이순원 산문집 <은빛 낚시>(이룸)
소설가 이순원이 한국일보에 '길 위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들을 묶었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을 희구하는 작가의 결 고운 심정을 가감 없이 느낄 수 있다.

아니 프랑수아의 <책과 바람난 여자>(솔)
책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사람만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책을 파묻혀 살고, 책으로 인해 병들었으며, 심지어 책을 파먹기도 하는 여자와 만난다.

<내 문학의 뿌리>(도서출판 답게)
시인, 소설가, 극작가, 아동문학가, 문학평론가들이 털어놓는 '나'와 '문학'에 관한 이야기. 김춘수와 박완서, 이청준과 피천득 등이 비밀스런 문학과의 만남을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세계를 뒤흔든 선언> 시리즈(전4권·그린비)
위대한 선언은 위대한 행위의 발원지이자, 추동력이다. '공산당선언'에서부터 '시민불복종선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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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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