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박도
지난 20일 30여 년간 살던 집에 문패를 떼고, 딸이 공부하며 살 수 있는 셋방을 마련해 준 뒤, 마침내 어제 오후 아내와 함께 두 달 만에 다시 안흥으로 내려왔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눈물도 흔해지는가. 서울을 막 떠나오려는데 갑자기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40여 년간의 서울 생활에 대한 아쉬움인가, 딸 아들을 둔 채 떠나는 혈육의 아픔 때문인가, 아니면 여러 복합적인 감정 때문인가, 아무튼 남아서 전송하는 딸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외면한 채 서울을 떠났다.
매화산 전재 고개를 넘어 집에 이르자 저물 무렵이 됐다. 두 달간이나 집을 비운 데다가 서울집의 묵은 짐까지 퍼 늘어 놓으니 집안이 엉망이다. 아무래도 두고두고 여러 날 동안 치워야 할까 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