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오징어잡이에서 돌아온 어부들이 하적작업을 위해 분주하다박상건
고래잡이 명성을 이어받아 죽변항 앞 바다에서는 대게, 도루묵, 가자미, 고등어 등이 잘 잡히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 대게 70%의 어획고를 올리는 어업전진기지가 죽변항이다. 대게는 봄철 별미이다. 다리가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다리살은 쫄깃하고 담백하며 뒷맛이 개운한 게 특징이다. 특히 항구 주변 식당에서 대게 뚜껑에 게장(게의 내장)과 밥을 한 데 넣고 비벼먹는 맛은 일품이다.
백사장 솔숲과 강구항 울진으로 이어지는 답사여행 코스
죽변면 후정리 후정 해수욕장은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백사장과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경사가 완만하고 파도가 심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해변마다 방갈로와 야영장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근처에 덕구온천도 있다. 죽변면 봉평해수욕장은 죽변등대 아래서 10km에 이르는 긴 백사장을 이어가며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울진군 근남면에 있는 불영사도 가 볼 만한 곳이다. 석류굴이 있는데 원래 이름은 선유굴(仙遊窟). 신선이 노닐 만큼 주변 환경이 아름답다는 데서 비롯된 것.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굴 옆 사찰에 있던 불상을 이 굴 속에 피난시켰는데 여기서 성불(聖佛)이 유한 굴이라 해서 성류굴이라 부른단다.
성류굴은 천연기념물(제155호)로 종유석과 석순이 이루어낸 아름답고 웅장함이 472m에 걸쳐 펼쳐지고 있다 수심 15m에 이르는 소(沼)로 구성되어 있고 굴 안에는 연무동석실, 은하천오작교, 미륵등, 용신리서녀교 등이 신비의 세계를 연출하고 있다.
동화나 영화 속에 이따금 만났던 그 마을 그 평화로운 어촌 죽변항. 그 죽변항을 굽어보며 등대는 365일 어부들의 눈이 되고 가슴이 되어 기쁨과 사랑의 빛을 조율하며 섬모롱이에서 무심히 하얀 평화의 상징어로 서 있는 것이다.
| | [미니상식]영화 속 등대이야기 | | | | 1997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관객 선정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가 <바람의 전설>이다. 침체된 브라질 영화계를 꿈틀대게 한 발판이자 큰 사건이었다. 브라질 감독 월터 리마가 만든 이 영화는 외딴 섬 등대지기 딸이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모아실 로페스의 신비스런 내면 소설 < The Oyster and The Wind >를 영상으로 옮긴 것이다. 등대지기 호세의 딸인 13살 소녀 마르셀라를 통해 진한 고독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이며 그 견딜 수 없는 아픔이 무엇인지를 반문하게 한다.
이 영화의 초기 장면은 파도, 바람, 풀, 기암절벽 등 외딴 섬 풍경이 그려진다. 섬 풍경은 화면을 압도한다. 그 풍경 속에 하늘을 나는 갈매기가 등장하고 갈매기의 눈을 통해 고독한 섬의 상징어를 되묻게 하고 관객들은 이내 고독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소녀는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등대섬에 들어온 후 한 번도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 채 숙녀로 성장한다. 아버지는 부정한 짓을 했던 아내에 대한 기억을 지우지 못한 채 딸이 육지로 나가는 것 자체를 오염되는 일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바람 소리뿐인 외딴 섬에서 사춘기를 맞고 여인으로 성장한 주인공. 그녀는 서서히 섬에서 탈출하고픈 욕망에 휩싸인다. 외로움에 지칠 때마다 해변으로 나가고 섬 절벽 위에서 자기를 향해 달려온 것만 같은 바람에 의지하면서 스스로의 자유를 구원한다.
외로움에 지친 그녀는 바람을 연인으로 삼았고 그 바람의 이름을 ‘사울로’라고 짓는다. 그녀는 스커트를 들추고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사울로!’ ‘사울로!’ 속삭이며 간접 사랑을 체험한다. 그렇게 몸부림치며 섬으로부터 탈출을 꿈꾸고 또 사울로에게 그렇게 해달라며 간절히 외친다. 그렇게 바람과 함께 환상에 빠져들었던 그녀는 바람 따라 몸을 던지고 얼마 후 주검으로 파도에 의해 해안가로 밀려온다. / 박상건 | | | | |
덧붙이는 글 | ● 죽변항으로 가는 길
① 승용차
서울→7번 국도→죽변항
포항→7번 국도→울진→죽변항
② 대중교통
서울→강릉→죽변항
동서울→울진→죽변항
포항시외버스터미널→울진→죽변항
대구→울진→죽변항
③ 문의: 울진군청(054-782-1501)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시인, 언론학박사, 한국기자협회 자정운동특별추진위원장,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잡지학회장,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을 지냈다. (사)섬문화연구소장, 동국대 겸임교수. 저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 <바다, 섬을 품다> <포구의 아침>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 <예비언론인을 위한 미디어글쓰기> 등
공유하기
등대 불빛 멎은 그 자리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