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 단돈 천원으로 파티 요리를?

스터프드 에그를 만들기, 따라해 보세요

등록 2006.04.11 18:11수정 2006.04.1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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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4알로 만드는 화려한 파티 요리, 스터프드 에그(stuffed eggs) ⓒ 이효연

이 요리의 이름은 스터프드 에그(stuffed eggs)입니다. 원래 'stuff'는 '물질' '사물' 등을 일컫는 단어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달걀이나 토마토 안을 파내고 짜주머니로 무언가를 짜 넣어서 속을 메운 요리를 '스터프드 00'라고 합니다.

사실 'stuff'는 '잡동사니 짐' 같은 것을 지칭할 때 쓰이는 단어이기도 해서 홍콩에서 한국 들어올 때 이삿짐 업체랑 견적 내면서 유달리 많이 사용한 기억이 납니다. 짧은 영어 실력에 이 'stuff'란 단어 하나 알아두니 얼마나 유용하던지. 단어가 딱히 생각 안 나고 말이 막히면 만만한 게 'stuff'라고, 그냥 여차하면 써 먹었다니까요?

이번에 나온 제 요리책 제목도 '멋대로 요리'고, 영어도 '멋대로 영어'… ' 아! 내 인생은 정말이지 '멋대로 인생'인가?' 하는 생각에 'stuffed eggs'를 만들면서 내내 피식 웃었답니다. 이 스터프드 에그는 서양 요리책의 달걀 요리 부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템이에요. 만들어 놓으면 식탁이 화려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재료비가 저렴하게 들기 때문에 제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메뉴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달걀을 삶아 가로 방향으로 반을 가른 후 노른자를 파내고 그 노른자에 마요네즈와 잘게 다진 햄(다른 재료로 대체 가능) 등을 넣어서 잘 섞은 후 달걀 흰자 안에 넣어 메우기만 하면 완성이죠.

반드시 햄이 아니라도 잘게 다진 샐러리나 물기를 꼭 짜낸 잘게 다진 오이 등을 취향에 따라 넣을 수도 있습니다. 냉장고 속에 들어 있는 동강 야채들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요.

달걀 속을 다 채운 후 접시에 담을 때에는 빨간색 체리 토마토 등을 곁들이고 브로콜리나 파슬리 등으로 장식을 하면 색감이 화려해져서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달걀을 세울 때에는 밑부분을 좀 잘라서 편평하게 만들어 세워도 좋구요, 양상추나 양배추를 잘게 채 썰어서 쿠션(?)을 만든 후 그 위에 달걀을 얹어도 좋지요.

그러고 보면 요리란 게 참 재미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어차피 속에 넣을 것을, 왜 멀쩡한 노른자를 파냈다가 도로 채웠다가 생 난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런 과정을 거침으로써 식탁이 예뻐지고 그래서 또 만드는 보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삶은 달걀을 소금에 '쿡' 찍어 먹는 것보다는 맛도 있구요.

손님상은 차려야겠고 그러자니 비용이 부담되어 마음이 무거울 때 이 스터프드 에그를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재료비 천원으로 보기 좋은 손님상을 멋지게 차려낼 수 있을테니까요.

재료: 달걀 4알(완숙), 마요네즈 4큰술, 잘게 다진 햄이나 샐러리 등 2-3큰술, 소금, 후추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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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을 내서 자를 수 있는 커터기가 없다면 칼로 반을 자르면 그만이예요. ⓒ 이효연

1. 달걀을 굴려가면서 노른자가 중앙에 오도록 달걀을 굴려가면서 완숙으로 삶은 후 반을 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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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야채든지 잘게 다진 후 물기만 빼주면 사용 가능해요. ⓒ 이효연

2. 노른자를 따로 그릇에 담고 마요네즈, 잘게 다진 햄 등을 넣어 고르게 으깨줍니다. 커다란 포오크를 사용해서 누르면서 으깨면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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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주머니가 없다면 위생비닐팩 한 귀퉁이에 구멍을 내서 사용하세요 ⓒ 이효연

3. 2의 재료를 짜주머니에 넣고 흰자 위에 짜서 메워 넣으면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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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송송 썬 실파나 부추, 피망 등 파란색 야채 정도로 대체해도 훌륭하지요 ⓒ 이효연

초대상을 차릴 때 샐러드용으로 같이 내도 좋고요, 간단한 칵테일 파티나 티파티에 식사 대용 음식으로 준비해도 괜찮은 요리예요. 들이는 품과 가격에 비해 시각적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참 사랑스러운 요리인 스터프드 에그 덕분에 가계부 주름살이 활짝 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얼마 전 홍콩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와 여러가지 주변 상황이 바쁜 까닭에 연재가 뜸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저희 가족을 가장 먼저 맞아준 것이 비록 탁한 황사 바람이었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온 것이 좋기만 해서 '와 이리 좋노?'타령으로 요즘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 블로그 http://blog.empas.com/happymc/

덧붙이는 글 얼마 전 홍콩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와 여러가지 주변 상황이 바쁜 까닭에 연재가 뜸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저희 가족을 가장 먼저 맞아준 것이 비록 탁한 황사 바람이었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온 것이 좋기만 해서 '와 이리 좋노?'타령으로 요즘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 블로그 http://blog.empas.com/happy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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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클래식 콘서트가 있는 와인 바 주인.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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