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 5일 소위 ‘인권’을 명분으로 탈북자들을 수용했다. 그러나 정말로 인권을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면, 미국은 탈북자보다 훨씬 더 많은 1200만 불법체류자들의 인권을 먼저 고려했어야 한다.
현재 1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내 불법체류자들은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미국에서 추방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 미 의회에 계류 중인 이민법이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강력 처벌을 규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이데이(노동절)인 지난 1일에는 미국 전역에서 총 수백만 명이 참가하는 크고 작은 ‘이민법 반대 집회’가 열린 바 있다. 집회에 참가한 불법체류자들은 불법체류자의 합법화와 이민문호 확대를 위한 입법을 의회에 요구했다.
미국이 정말로 외국인들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미국 밖에 있는 북한 출신 탈북자들보다는 미국 안에 있는 불법체류자들에게 먼저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미국 안에 있는 불법체류자가 우선
아메리카 신대륙에 처음 진출할 당시에는 미국인들도 ‘불법체류자’였다. 한국 속담에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미국은 1200만 명에 달하는 자국 내 불법체류자들을 냉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백인들이 인디언을 내몰았듯이, 지금의 불법체류자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주류 백인들을 내몰고 신대륙의 새 주인이 될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리고 만약 미국이 한민족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북한 출신 탈북자들보다는 약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한국 출신 불법체류자들의 인권에 먼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30만 명이나 되는 한국인 불법체류자들에 대해서는 강경한 이민법을 적용하고, 그보다 훨씬 적은 수의 북한 탈북자들을 위해서는 자금 지원까지 해준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 처사일 것이다.
30만 한국인 불법체류자 보호가 우선 아닌가?
북한 출신 탈북자나 한국 출신 불법체류자나 혹은 기타 지역 출신 불법체류자나 이들에게는 모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그들 모두가 경제적 곤경 때문에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만약 미국이 정말로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라면, 이들 모두에게 골고루 관심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숫자가 많은 부류에게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차제에 한국인들도 이 문제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살기 힘들어 북한을 떠나는 사람들보다는, 살기 힘들어 남한을 떠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탈북자보다 ‘탈남자’가 더 많을 것
남한을 탈출한 ‘탈남자’들은 지금 미국과 일본 곳곳에서 살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 내 ‘탈남자’의 수는 대략 3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그 숫자가 수만 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한 나라에서 살기 힘들어 외국으로 탈출하는 사람들도 물론 불쌍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불쌍한 사람들은, 비교적 풍족한 나라에서 살기 힘들어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더 불쌍한 것은, 그 ‘비교적 풍족한 나라’에서 정상적인 해외 이민을 갈 수 없어 미국이나 일본으로 탈출하는 ‘탈남자’들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함께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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