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민요가수가 부른 팔도민요를 들어볼까?

신나라, 북한의 <팔도민요여행기> 음반 내놓아

등록 2006.06.17 19:06수정 2006.06.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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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팔도민요 여행기> 음반 표지

<팔도민요 여행기> 음반 표지 ⓒ 신나라

"민요를 따라 삼천리. 동해의 정기를 안고 솟아난 맑은 아침의 나라.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산천경계가 좋아서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일렀거니와 사람들 또한 부지런하고, 의로와서 비단결 같은 마음이 옥같이 아름다운 민요를 즐겼다고 하니 이 아니 자랑스러운 일입니까? 그럼 여기서 우리의 아름다운 민요를 따라서 삼천리 금수강산을 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시디를 틀자 갑자기 위와 같은 낭랑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 음반은 평양방송 특집 프로그램 <민요를 따라 삼천리> 실황 녹음으로 직접 북한 아나운서가 설명하고 있다. 이 음반은 바로 1978년 공화국 창건 30돌 기념 특집 방송 자료를 가지고 신나라(회장 김기순)가 북한음악시리즈 일곱 번째로 내놓은 <팔도민요여행기>다.


신나라는 1999년 <북한아리랑>을 내놓은 이후 꾸준히 북한 음악을 소개해 오고 있다. 이번 음반은 6·15 공동선언 6돌을 기려서 내놓은 음반이다.

이 음반은 '삼천리 금수강산'의 민요를 8개 도로 나누고, '비단결 같은 마음'으로 '옥같이 아름다운 민요' 12곡을 수록했다. 먼저 함경도의 '새타령'과 '신아우(시나위를 그렇게 부른 것으로 보이며 국악관현악인 듯)', 강원도는 '뱃노래'와 '금강산타령', 경상도는 '경상도아리랑', 제주도는 '오돌독', 전라도는 '농부가', 충청도는 '천안삼거리', 황해도는 '박연폭포'와 '장산곶타령', 평안도는 '용강기나리'와 '녕변가' 등이 실려 있다.

그런데 이 음반은 어떤 기준으로 이런 노래를 골랐는지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에 수록된 민요가 각 지방의 민요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곤란하다. 다만, 70년대 북한이 팔도를 대표하는 민요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동서냉전과 남북대치가 극에 달했던 때였는데도 평양방송이 민요를 통해서 남북의 문화적 동질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음반에서 소개되는 노래들은 가사를 약간 바꾸기도 했으며, 특히, 제주도의 민요로 소개한 이 '오돌독'은 경기 지역 소리이고, 제주의 민요는 '오돌또기'인데 더구나 이 '오돌독'은 실상 '너영나영'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런 약간의 문제점이 있음에도 팔도민요를 정리해 보았다는 데에 가치가 있으며, 최관영, 홍석표, 김련옥, 김종덕, 김관보 등 북한 민요가수들의 목소리로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중 '오돌독'은 국립민족예술극장 여성중창으로 불렀으며, '농부가'는 국립민족예술극장 혼성제창이다.


한 가지 더 의미를 둘 것은 북한 아나운서의 맑은 목소리를 통해 북한식의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접근이 쉽고, 교육용으로도 활용 가능할 것이란 점이다. 음반 설명서에는 "민요를 따라 삼천리..."라는 제목의 일본에 있는 조선예술연구소 이철우 소장의 글이 있고, '아주 특별한 민요여행'이라는 한민족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이사의 해설도 곁들여 있다. 또 아나운서의 해설 내용과 민요 가사도 모두 소개하는 친절을 베풀어 준다.

6·15 공동선언 6돌을 맞았지만 화해로 다가가던 남북의 정서가 최근 약간 어두워져 보인다. 이때 이 음반으로 팔도민요를 들으면서 통일의 의지를 다시 다지는 것도 좋을 일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이 기사는 시골아이고향, 대자보, 참말로에도 송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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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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