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과 찌빠, 장수 비결은?

[만화야 안녕 22] 다르지만 닮은 한·일 만화 캐릭터

등록 2006.06.27 14:18수정 2006.06.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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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브레멘시가 월드컵 기간 중인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세계 로봇축구대회인 '로보컵 2006'을 개최했다. 올해 10회째로 36개국에서 총 440여개 팀이 11개 종목에 걸쳐 첨단 로봇기술을 겨뤘다.

로보컵은 1997년 일본에서 처음 시작됐다고 한다. 로보컵은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해서 움직이는 자율형 로봇이 공을 모는 것으로,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이런 식으로 발전한다면 만화 속 '로봇 찌빠'나 '도라에몽'같은 로봇도 언젠간 나오지 않을까.

1969년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판매부수 8300만부를 넘겼고 캐릭터 관련상품만 1000여종에 이르는 일본 아사히TV 간판 캐릭터 도라에몽. 비록 이상이 있는 로봇이지만 선악을 구분하며 팔팔이란 아이를 도와주는 한국의 찌빠.

이 두 로봇의 특징은 사람처럼 행동하며 끊임없이 실수도 연발하는 사고뭉치지만 전혀 밉지 않은 녀석들이라는 것이다.

도라에몽은 고양이 로봇답지 않게 쥐를 무서워하고 찌빠는 철(Iron, Fe)이라는 특성상 물을 싫어한다. 두 만화를 보노라면 독자가 만화에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단순한, 만화를 만화답게 만드는 상상력이지 않을까 한다.

[일본의 도라에몽] "시대와 함께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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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씨아이

한심한 할아버지 진구 때문에 미래의 자손들이 고생할 것을 염려해서 도라에몽이란 로봇을 보내 도와주게 한다는 내용인 후지코 F. 후지오(본명 후시모토 히로시)의 <도라에몽 개정 완전판>(대원씨아이). 국내엔 해적판으로 동글짜리몽땅이라는 말을 줄여 '동짜몽'으로 처음 소개된 일본의 국민적 만화다.

키 129.3㎝ 무게 129.3㎏로 키와 무게가 같은 숫자인 2등신 몸매에 일본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동물인 고양이 모양을 한 인간형 로봇이다.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왔으며 너구리 닮았다는 말을 아주 싫어한다.

로봇에 어울리지 않는 건망증에다 덜렁대기까지 한다. 원래는 있었으나 쥐가 갉아먹어서 귀가 없는 도라에몽은 그런 이유로 쥐를 무서워하는 고양이답지 않은 고양이 로봇이기도 하다.

어느 날 진구에게 고양이 모양을 한 로봇 도라에몽과 손자의 손자뻘이라는 짱구가 나타난다. 미래에서 왔다는 이들로부터 자기 운명이 불행하며 백년을 갚아도 못 갚는 빚이 생길 거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듣는 진구는 이들의 능력으로 미래를 바꿀 결심을 한다.

도라에몽 배에는 4차원 주머니가 하나 있는데 이 주머니 안에는 미래의 진구가 사는 시대 물품들인 기발한 발명품들이 가득 들어있다. 도라에몽과 진구는 이러한 물건들을 가지고 많은 문제를 해결하지만 반대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옴니버스식으로 이루어졌지만 상상력과 탄탄한 기초과학 지식들로 인해 그 한계를 넘어선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에는 도라에몽을 주인공으로 한 교육 만화가 시리즈로 많이 나와 있다. 도라에몽은 막연하고 허황된 공상보다 철저한 원인과 결과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도 독특하다.

<도라에몽>을 탄생시켜 대표적 일본 소년 만화가이기도 한 후지코 F. 후지오는 도라에몽을 만든 지 28년만인 1996년 9월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도라에몽은 1969년에 소학관에서 나온 학생잡지에 연재되었는데 처음엔 시리즈가 아닌 단편 만화였다고 한다. 1973년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그 해 4월 1일~9월 30일까지 방영된 시리즈를 일본TV판, 1979년 4월 2일~2005년 3월 18일까지 방영된 것을 TV아사히판으로 구분한다.

꽤 오래 전에 만들어진 캐릭터이지만 아직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캐릭터의 세계관을 훼손하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뒤지지 않도록 한다는 것에 있다고.

[한국의 찌빠] 10년간 사랑받으며 장수... 상품화에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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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출판사

미국에서 첨단 로봇을 만들던 중 설계오류로 두뇌 회로에 이상이 생겨 인간적인 성격을 가진 로봇이 만들어진다.

내팽개쳐진 로봇 찌빠는 한국으로 날아와 말썽꾸러기이자 꼴찌인 팔팔이와 친구가 된다. 하늘을 나는 로봇 덕분에 지각도 안 하고 도둑까지 잡게 된 팔팔이는 친구들 부러움에 괜히 우쭐해진다.

그렇지만 빵점 맞은 시험지를 공개하지 않나, 목욕 중에 옷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찌빠의 말썽에 팔팔이는 안절부절못한다. 결국 말썽쟁이 찌빠를 떼어놓을 계획을 세우지만 눈치 빠른 찌빠에게 들키고 마는데….

이 작품이 당시 어린이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그렸기 때문이다. 북극탐험을 떠나기도 하고 아프리카 식인종을 만나는 등 요즘 인기 있다는 학습만화 스토리가 여기에 다 나와 있다.

단편 중심인 명랑만화는 극화처럼 장편 이야기로 끌고 가기가 쉽지 않은데 작가는 변화를 계속 시도하면서 10여 년간이나 이끌어가는 저력을 보여준다.

한국 아동만화의 산 역사이자 1970년대 길창덕, 윤승운, 박수동과 함께 어린이 만화를 주도했던 신문수에 의해 태어난 <만화 로봇찌빠>(바다출판사). 많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도라에몽과 달리 상품화로 살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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