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만화? 그거 은근히 무서운 거야!

[만화야 안녕 24] 여름을 으스스하게 만드는 공포만화 7선

등록 2006.08.01 11:10수정 2006.08.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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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도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산으로 바다로 또는 계곡으로 놀러 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런 번잡함을 피해 조용히 집에서 더위를 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놀러 가도 책 몇 권은 들고 간다는데 조용히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보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공포물은 말 그대로 무서워야 하기 때문에 만화에서는 표현하기 힘든 장르이기도 하다. 공포만화는 영화처럼 순간순간 비명을 지르게 하지는 않아도 은근히 무섭게 만드는데 특성상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된 것이 많다. 이번 여름엔 시원한 수박을 먹으면서 공포만화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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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산문화사

이와아키 사토시의 <기생수>

평범한 학생인 주인공 신이치가 어디서 생겨났는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괴생물체에게 오른쪽 팔을 먹힌다. 이 기생수는 사람들의 귀나 코를 통해 인간 몸속에 침투하는 외계 생명체로 인간을 숙주로 삼는다. 기생수들은 지구 곳곳에 퍼져 주로 인간들 뇌에 기생한다. 그들이 인간을 잡아먹는 이유는 인간의 수를 줄여 생태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뇌를 점령하지 못해 오른팔에서 성숙해버린 기생수 미키는 육체의 주인 신이치와 몸을 공유해 기생수와 인간의 기묘한 공생이 시작되는데….

공포만화지만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소장용으로 무삭제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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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산문화사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도박묵시록 카이지>

밑바닥 인생에다 절망만 있을 뿐인 주인공 이토 카이지에게 고리대금업자가 찾아와서는 편의점 동료에게 빚보증을 서준 금액이 불어나 10년 동안이나 변제해야 할 액수라고 알려준다. 허탈해하는 그에게 도박선에 승선했다가 무사히 내리면 빚을 없애 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온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카이지는 불어로 희망이라는 뜻을 가진 그 도박선에 몸을 싣고….

돈을 지배하는 사람과 돈에 끌려가는 사람들 심리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 일본판으로 보면 1부 도박묵시록과 도박파계록으로 나눠져 있다. 30권이 넘는 장편 만화로 아직 완결되지 않았고 1998년 강담사 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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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사

강경옥의 <두 사람이다>

작가주의 순정만화 작가 강경옥의 심리 추리극이다. 4권으로 완결이 된 작품으로 읽기에 부담이 없다.

주인공 지나는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집안은 이상한 내력이 있다. 승천을 앞둔 이무기를 죽인 선조들이 받은 저주에 의해 한 대에서 한 명씩의 인물이 주변 두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그 저주의 다음 희생자가 자신이고 주변의 두 명이 자신을 죽이려 할 것이라는 점괘를 들은 후, 지나의 평범한 일상은 끝나 버린다. 죽음을 피하려면 어느 장소에서든지 누군가와 둘만 남지 않아야 한다. 몇 번의 살인 미수를 겪으며 가족과 친구 모두를 의심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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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사

이토 준지의 <미미의 괴담>

일본 호러 만화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토 준지. 그의 만화를 본 사람들은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할 만큼 공포만화 하면 꼭 빠지지 않는 작가다. 어떤 이는 그의 작품의 그림을 끔찍하게 그리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다고 할 정도로 공포만화에 딱 어울리는 그림체를 가지고 있다.

이토 준지 스페셜 호러 두 번째 작품인 <미미의 괴담>은 ‘괴담 신미미부쿠로’라는 괴담집이 원작이다. 이토 준지의 전작들에 비해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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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산문화사

안도 유마의 <미스터리 극장 에지>

추리만화로 살인사건이 대부분이다 보니 충분히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고등학생인 주인공 예지는 사이코메트리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아이다. 사이코메트리는 사람이나 물체와 접촉했을 때 그것이 가진 지난 일들을 알 수 있는 능력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 사이코메트리라는 용어가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는데, 사이코메트러의 능력을 믿어 왔던 미녀 여형사 시마가 합세하여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해결한다. 추리소설처럼 주어진 단서로 범인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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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사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

퇴마 만화로 일본 민속을 소재로 한 탄탄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인 요마나 귀신들을 볼 수 있는 주인공 리쓰는 그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일에 종종 휘말리곤 한다. 괴기환상 소설가였던 리쓰의 할아버지 역시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다. 리쓰는 그 할아버지로부터 강한 영력과 자신을 지켜주는 요괴 아오아라시를 물려 받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여러 가지 사건들을 해결하는데….

이 만화는 모든 사물에는 정령이 깃들어 있으며 인간의 행위와 상호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영적인 공존을 존중해온 아시아적 생활관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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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세계사

강풀의 <아파트>

탄탄한 스토리가 강점인 인터넷 만화가로 인기가 높은 강풀의 작품이다. 서울 변두리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인공 고혁은 어느 날 밤, 맞은편 아파트에서 밤 9시 56분만되면 동시에 불이 꺼지는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같은 시각에 불이 꺼지는 집이 점점 늘어나자 노트에 기록하며 지켜보는데 그 아파트에서 사람이 죽어 나온다. 알고 보니 동시에 불이 꺼지던 그 집들인데….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아파트는 단절된 공간을 상징한다. 그 안에서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704호 여자. 그녀는 누군가 따듯하게 내밀어 준 손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을 표방하며 한 포털 사이트에 연재되어 많은 네티즌들의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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