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쌀한 바람이 몸을 파고들었다. 여행용 담요로 몸을 칭칭 감아도 새벽의 찬 바람을 막지 못했다. 내가 탄 릭샤는 푸른 새벽을 달리고 있었다. 기차역에서 오르차로 가는 중이었다. 실은 기차 안에서 잠을 자지 못했다. "정신 똑바로 챙겨!" 델리 역에서 나를 배웅해준 친구의 말대로 난 정신이 없을 만큼 열이 많이 나고 아팠다.
하지만 릭샤 밖으로 달려가는 풍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담요 밖으로 눈만 내놓고 풍경을 따라갔다. 옅은 안개 속에 아담한 숲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른 새벽 숲에선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작은 다리를 건널 때 연못을 보았다. 분홍색 꽃들이 가득 피어 물 위에 비쳤다. 이 연못은 오르차에 도착하기도 전에 오르차를 좋아하게 만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