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진 밤거리를 걸어가고 있는 여자들. 예멘에서 여자들의 사진은 언제나 뒷모습 혹은 옆모습뿐이다. 사원 앞에서 구걸을 하는 여인들, 이들은 미망인이거나 이혼 당한 여성들이다. 사나 올드 시티.김남희
시간이 멈춘 땅 예멘, 그곳에서 여자들의 삶은 그 얼굴만큼이나 베일에 싸여 있다. 거리의 경제활동도, 사회활동도 남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갈 뿐, 어느 곳에도 여자들을 위한 공간은 없었다. 예멘에서 여자들은 철저히 격리되어 있고, 감추어져 있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여자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면 종종걸음을 치며 달아나곤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허락을 구할 때면 단 한 번도 "Yes"라는 말을 듣지 못해, 내 사진 속의 여자들은 늘 뒷모습이거나, 옆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