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일남이, 삼순이, 깜순이정판수
아직 제 이름을 알 나이가 아니라선지 불러도 금방 대꾸하진 않지만, 내가 집 안을 들여다보고 무슨 소리라도 내면 쪼르르 기어와 얼굴을 맨 먼저 내미는 녀석이 '삼순이'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삼순이가 가장 예쁘다.
'일남이'는 세 녀석 중 분유를 가장 맛있게 먹는다. 제 어미가 새끼 낳은 둘째 주부터 설사를 하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여 젖 공급이 여의치 않아 새끼들에게 분유를 먹여야 했다. 다른 두 녀석은 먹지 않는데, 일남이 녀석은 잘도 먹었다. 그래서 그런지 세 마리 중 가장 덩치가 크다.
'깜순이'는 털의 빛깔이 다른 것처럼 앞의 두 녀석과 다른 점이 많다. 우선 가장 겁이 많다. '일남이'와 '삼순이'는 내가 안으면 아무 소리 안 하는데, 녀석은 소리소리 지른다. 또 잔디밭 위에 놓아도 다른 둘은 잘 노는데, 이 녀석은 겁을 먹고 놀지도 않고 짖어댈 뿐이다.
셋 다 달라도 모두 귀엽다. 가만 보면 귀여운 점이 한둘 아니다. 워낙 작아서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귀엽다. 사실은 걷는 건지, 기는 건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특히 '삼순이'가 고 작은 걸음으로 종종거리는 모습은 앙증맞기까지 하다.
둘째로 울음소리가 귀엽다. 배가 고프거나 어미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짖어댄다. 조그맣게 '앙앙' 거리는 그 소리는 큰 녀석들이 짖는 소리와 전혀 다르다. 태백이나 강산이가 짖으면 시끄러울 때가 많으나 녀석들이 짖으면 그냥 미소부터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