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녕? 나는 뿡뿡이야>시공주니어
다섯살짜리 예쁜 조카 유정이는 참 상상력이 풍부하다. 할머니랑 엄마를 좋아해 아직도 할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잠드는 유정이가 어느 날 나에게 말한다.
"유정아, 이제 너는 다 컸으니까 그냥 얌전히 자야지. 할머니 '찌찌'에서 우유도 안 나오는데 그걸 왜 먹어?"
"할머니 찌찌가 맛있으니까 먹어."
"맛은 무슨 맛? 아무 맛도 안 날 텐데…."
"할머니 찌찌는 바나나 우유 맛 나고, 엄마 찌찌는 딸기 우유 맛 나지… 히히."
이렇게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그 귀여움에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자기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우유가 엄마랑 할머니의 젖에서 나온다는 상상을 하며 잠드는 유정이는 얼마나 행복할까. 아이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온갖 행복을 맛보고 꿈을 꾸며 자란다.
아이 '책 편식' 막으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종류들을 보면 대개 남자 아이들은 자연 관찰 책과 자동차 관련 책, 여자 아이들은 공주 이야기,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재미있는 요소가 숨어 있는 입체북 등이다. 그러나 아이가 좋아한다고 특정 분야의 책만 많이 보여 주면 이른바 '책 편식'이 생기기 쉽다.
책 편식이 생기고 나면 자기가 좋아하는 책 이외의 것들은 거들떠도 안 본다. 엄마 입장에서는 어린 시기에 다양한 세계를 접하게 하고픈데 아이가 따라 주질 않으니 답답한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 골고루 많이 보여주어야 할 책이 바로 창작 그림책들이다. 창작 그림책들은 그 소재와 내용이 풍부하고 다양하여 아이들에게 새로운 상상의 세계를 열어 준다.
책 <안녕? 나는 뿡뿡이야>는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네버랜드 아기 몸 그림책' 시리즈 중 하나다. 이 시리즈는 <안녕? 나는 짝짜꿍이야>, <안녕? 나는 치카푸카야> 등에서 손, 이같은 신체와 관련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기 몸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책들이다.
특히 글과 그림을 넣은 이형진이라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엉덩이, 손, 이 등의 몸의 일부를 의인화하여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안녕? 나는 뿡뿡이야>를 펼치면 활짝 웃는 모습의 엉덩이 모양의 얼굴이 나와서는 인사를 한다.
"안녕? 나는 뿡뿡이야. 오동통 오동통, 커다란 뺨이 두 개 있지? 아이, 부끄러워. 빨리 옷 속에 숨어야지."
아이가 말썽을 부리면 엄마는 엉덩이인 '나'를 찰싹 때리고 예쁠 때는 톡톡 두드린다는 설정은 웃음을 자아낸다.
화자이자 주인공인 엉덩이는 자기 얼굴에 구멍이 하나 있는데 그 구멍으로 노래도 할 수 있다고 자랑을 한다. 이 구멍으로 '뽕뽕! 뿡뿡!' 노래를 하기도 하고 '뿌지직 뿌지직'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다. 이렇게 말하는 글귀 옆에는 커다란 똥 모양이 그려져 있다.
내 몸 알게 하는 '몸 그림책', 상상력 자극하는 '창작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