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문화시장 개방 시도하는 정통부 규탄

미국식 '디지털 제품' 정의 동의, 협정문 시안 반영 등 질타

등록 2006.11.09 13:52수정 2006.11.0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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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1월8일 오전, 정통부앞에서의 '온라인 문화시장 개방 주도 정보통신부 규탄 기자회견' 장면

11월8일 오전, 정통부앞에서의 '온라인 문화시장 개방 주도 정보통신부 규탄 기자회견' 장면 ⓒ 임순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언론노조는 11월8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정보통신부 앞에서 '온라인 문화시장 개방을 시도하는 정보통신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언론노조는 한국협상단이 이미 9월6일 시애틀에서 열린 2차 본협상에서 온라인 서비스 시장 개방의 관건이 되는 미국식 '디지털 제품' 정의에 동의하고 이를 협정문 시안에 반영했다고 밝히고, 이 과장에서 "정보통신부는 부처이기주의를 앞세워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식 디지털 제품의 정의는 '디지털로 인코드된 형태의 컴퓨터 프로그램, 텍스트, 비디오, 이미지, 음향 기록, 기타 생산물'로 주문형 동영상(VOD)과 인터넷에 기반한 텔레비전이라고 할 수 있는 IP-TV, 디지털로 전송되는 영화와 교육, 의료, 법률 등 주요한 모든 서비스가 포함된다. 이런 디지털 제품은 미국이 어떠한 무역장벽도 두지 않아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온 이른바 ‘전자상거래’와 동전의 앞뒷면처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식 디지털 제품의 정의에 따를 경우, 국내 주요한 서비스 산업이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한국협상단은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을 방문해 조정을 시도했지만 미국의 완강한 거부로 조정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미국식 디지털 제품의 동의에 기초해 개방이 이뤄질 경우, 스크린쿼터는 물론 국내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 방송사 내부의 프로그램 제작 기반 등 국내 영상문화 산업 전반의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이같은 엄청난 사태를 가져온 장본인으로 정보통신부를 지목하였다.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실은 "한미FTA 협상 중 전자상거래 부분에서 디지털제품을 매우 포괄적으로 접근, 디지털 콘텐츠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일부 서비스개념까지 포함시키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a 정통부 규탄 발언을 하는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정통부 규탄 발언을 하는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 임순혜

박석운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정신과 문화 그리고 표현의 영역에 있어서도 한미FTA의 폐해는 크지만,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정통부는 부처 이기주의와 상업적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방송통신 서비스를 모두 통신영역으로 넣고 미국이 정의한 디지털제품에 동의하는 반국익적, 반공익적 사태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은 “호주가 미국과 맺은 FTA에선 소위 미래 매체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지금 정통부의 행태는 한마디로 무식하거나 부처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라고 정통부를 비판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디지털서비스를 개방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한미FTA 3차협상 결과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한국정부 대응 논리가 전혀 없는 것이 문제다. IP-TV는 빙송으로 정의하여야 한다. 정통부는 공공성 이야기 할 자격 없다"며 정통부에 강한 문제제기를 하였다.

신학림 언론노조위원장도 "한미FTA는 협상이 아니라 모든 걸 미국에 팔아먹는 것이다. 미국에 요구한 적 없다. 협상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내주는 과정"이라며 정부의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였다.


김상훈 MBC 지부위원장도 "국가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방송, 영화를 개방하려고 한다. 미국은 우리나라 관료를 앞세워 열고 싶은 것을 요구한다. 방통 융합 기구를 논의 중이나 정통부는 부처이기주의로 관철시키려 한다. 정통부가 우리 정체성을 팔아먹으려 하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정통부의 부처이기주의를 비판하였다.

a 일방적으로 내주는 한미FTA협상에 대해 비판하는 신학림 언론노조위원장

일방적으로 내주는 한미FTA협상에 대해 비판하는 신학림 언론노조위원장 ⓒ 임순혜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통부의 융합 서비스 개념은 ‘전자상거래’로 곧바로 분류돼 미국에 의해 역이용을 당할 위험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경고"해 왔는데, "한국협상단이 디지털 제품 정의에 동의한 것에 기초해 미국은 VOD와 IP-TV 등을 이미 전면 개방돼 있는 ‘부가통신 서비스’로 분류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협상단은 ‘디지털 제품-전자상거래-부가통신서비스’라는 하나의 몸통에 세 개의 머리를 스스로 달아준 꼴"이 되었다고 비판하였다.

이어 "정통부를 포함한 한국협상단이 방송과 영화 등 디지털 제품의 개방을 미끼로 반덤핑 남용 방지 등 다른 부분의 양보를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려는 ‘더러운 주고받기’ 시도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정통부가 그런 시도를 부추기고 있음이 확인될 경우, 정통부를 상대로 무제한의 그리고 무기한의 투쟁을 벌일 것이며,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이전에 반드시 정통부를 해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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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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